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첫 출근...“또 다른 모험 기꺼이 하겠다”

2013-02-05 13:20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존 케리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첫 출근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외교 정책 수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 워싱턴 DC 소재 국무부 청사 현관에 들어선 케리 장관은 많은 직원들의 박수와 환영을 받았다. 그는 즉석에서 이뤄진 약 20분간 연설에서 전임 장관들이 여성이었음을 떠올리며 "남자가 국무부를 잘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건물 안에서 나를 만나면 길을 잃었을 터이니 본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말해 달라"며 농담을 던져 직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한 “클린턴 장관의 성실한 후계자가 되겠다”고 말해 전임자에 대한 예우도 적극 보여줬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미국의 가치를 선양했고, 세계 사람들이 감사해 한다”고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11세 때인 지난 1954년 외교관이었던 부친을 따라 서베를린으로 출국했을 때 받은 외교 여권을 보여주며 “공산권인 동베를린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서베를린으로 넘어왔을 때 큰 안도감을 느꼈다”며 “당시 나이로서 대단한 모험이었으며, 57년이 지난 지금 국무장관으로서 또 다른 모험을 하게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케리 장관은 “외교관이었던 부친은 물론이고, 여동생이 유엔에서 일하고 있으며, 모잠비크에서 태어난 아내는 5개 국어를 구사한다”며 외교 업무와 친숙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가족 사항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크리스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의 미국 외교관이 피살된 사건을 그는 언급하면서 “7만 명 국무부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8년간 상원의원직을 마치고 국무부 수장으로서 일을 시작했으니, 업무를 파악할 때까지 신중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북핵 문제, 이란 핵 개발 등 외교 수장으로서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요일었던 전날 한국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외무 장관이나 리더들과 전화 통화를 한 케리 장관은, 지난 2일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과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슐츠 전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6년 반 동안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소련과 군축 문제를 해결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