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서 불산 누출…1명 사망·4명 부상
2013-01-28 20:36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서 불산 누출…1명 사망·4명 부상
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나 사측은 한동안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찰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30분쯤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 생산 11라인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경보기 센서가 작동했다.
해당 경보기는 11라인 외부에 있는 ‘화학물질 중앙 공급시설’ 내 불화수소희석액(농도 50%의 액체 상태 불산) 공급장치에 이상이 있을 때 작동하는 장치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불화수소희석액이 배관에서 한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해당 생산설비에 있는 불산 저장탱크(500ℓ)의 밸브관 가스캣이 낡아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측은 협력사인 STI 서비스를 통해 이날 밤 11시부터 다음날인 28일 오전 4시 46분까지 수리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교체 작업을 마치고 귀가했던 STI 서비스 소속 작업자 5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중 4명은 ‘이상이 없다’는 소견에 따라 치료 후 오후 7시 35분쯤 퇴원했지만, 1명은 오후 1시 55분쯤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불산을 공급해주는 배관 하부의 밸브가 녹아내린 탓에 장시간 불산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사고 발생 17시간여 동안 자체 수습을 고집하며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4시 10분쯤 경기도청 재난대책과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불산 가스가 누출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때까지 화성사업장과 인접한 수원 및 화성소방서에 접수된 불산 관련 신고 내용은 없었다.
경기도와 소방당국 등은 오후 4시 15분쯤 관할인 화성동부경찰서에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전날 오후 사고가 발생했단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소방, 한강유역환경청, 국립환경원 등 관계 기관이 뒤늦게 현장에 출동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2~10ℓ가량의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불화수소희석액이 유출되더라도 폐수처리장으로 자동 이송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불산이 회사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