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김용준(75) 총리 후보자의 장남인 김현중(45)씨가 미국 뉴욕 주 변호사 자격증을 발급받기 전인 지난 1999년, 국내 로펌에 '외국법률고문' 자격으로 취업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중 씨의 로펌 입사에 당시 헌법재판소장이던 김 후보자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중씨는 1999년 7월 뉴욕주 변호사 시험(Bar Exam)에 응시해 합격했으며, 그해 법무법인 율촌에 입사해 이듬해까지 근무했다.

뉴욕 주 법률저널 사이트 'New York Lawyer'에 게시된 1999년 7월 변호사 시험 합격자 명단에는 현중씨의 영문명인 'HYUNCHOONG KIM'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뉴욕 주 법원 및 뉴욕 주 변호사 검색 사이트(justia.com) 등에 의하면 현중씨는 2002년이 돼서야 뉴욕 주 변호사로 등록됐다.

미국의 변호사 등록 절차는 합격자의 인성검사를 위한 인터뷰 이후 합격통지를 받은 지 3년 이내에 변호사 등록을 해야만 법정 출입과 사건 수임이 가능하다. 결국 현중씨가 율촌에 입사할 당시에는 시험만 합격한 상태였을 뿐 정식으로 등록한 변호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외국변호사 혹은 그에 준하는 대우로 입사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제2대 헌재소장을 지낸 부친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율촌 측은 "너무 오래 전 일이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만 밝혔으며, 외국법률고문 직책의 대우수준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모 법무법인 소속의 한 변호사는 “한국 로펌에서는 미국 변호사 시험만 통과하면 등록하지 않아도 법률고문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기본적인 법률적 소양은 갖췄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