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효능 약 중복처방, 오남용 우려 높인다

2013-01-28 12:00
중복처방 건수 연간 360만건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약효가 비슷한 약의 중복 처방으로 인한 오남용 우려가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는 '동일효능(약효)군'의 치료기간 중복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동일효능(약효)군이란 동일한 성분 외에도 화학구조 및 작용기전이 비슷해서 약효가 유사한 약품들을 말한다.

2011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두 번 이상 발급받은 환자 10%를 무작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동일효능군 내 의약품이 중복 처방된 경우는 전체 처방건의 0.9%였다.

'4일 이상 처방기간 중복 건'도 0.2%에 달했다.

4일 이상 중복처방된 건수를 전체 환자로 추산하면 약 390만 건이다. 이때 중복처방된 의약품이 미사용된다고 가정하면 낭비되는 약품비 규모는 전체약품비의 0.3%인 26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중복처방 비율이 높다는 이야기다.

의료급여 환자는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중복처방 비율이 높아, 의료급여 전체 처방 건의 미사용 가능 의약품은 0.6%를 차지했다.

특히 중복처방 의약품을 발생시킨 두 처방전이 동일한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경우는 12.9%, 다른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경우는 87.1%로, 미사용 가능 의약품은 대부분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처방기간이 중복된 의약품은 복용되지 않고 버려질 가능성이 높아 건강보험 재정 낭비와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반면 각기 다른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료이용 중 발생한 처방기간 중복 의약품은 환자가 모두 복용할 가능성이 높아, 과다복용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복처방 의약품 중 51%는 위장관운동개선제·히스타민(H2) 수용체 차단제·위궤양과 위식도 역류질환의 기타약제 등의 소화기관용약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