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먹거리 위협’에 중국인 분유 사재기‘광풍’
2013-01-25 13:14
각국마다 중국인 분유구매제한령
해외 직구사이트 분유값 급등…해관마다 분유 택배 넘쳐나
리커창 부총리, 중국인 '혀끝의 안전' 확보 강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인들의 외국산 분유 구매 열풍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가짜 상어지느러미, 가짜 달걀, 멜라민 분유 파동 등 식품 안전 사고가 연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자국산 식품에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중국산 분유 멜라민 파동으로 최소 6명의 아동이 사망하고 30만명이 관련 질환을 앓기도 했다.
중국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2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의 외국산 분유 사재기로 분유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홍콩이 24일 대형 수퍼마켓에서 1인당 구매횟수를 4개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인의 분유 사재기를 막기 위해 최근 각 수퍼마켓마다 분유값을 20~60%까지 올렸음에도 사재기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 같은 분유 구매제한령을 실시하기로 한 것.
이미 분유 구매 제한령은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유명 분유생산국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현재 1인당 분유 구매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호주가 3개, 뉴질랜드가 4개, 네덜란드 5개 등이다.
이처럼 해외 각국에서 중국인을 겨냥해 ‘분유 구매 제한령’을 실시하면서 중국 내 각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에서는 분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 허쉰왕(和訊網) 25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 각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올해 들어 분유 한통 당 가격이 5위안에서 최고 20위안까지 껑충 뛰었다. 한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네덜란드산 분유인 프리소의 경우 과거 한 통당 140위안하던 분유가 올해부터 150위안으로 10위안 올랐다. 분유 해외구매대행 업자가 매주 4576위안(약 79만원)씩 벌어들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처럼 중국인들이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분유를 대거 구매하면서 중국 해관을 통해 국제 택배로 반입되는 분유도 넘쳐나고 있다고 중국 둥팡자오바오(東方朝報)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해관으로 반입되는 국제 택배의 10%가 분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에서 반입된 택배의 60%는 모두 분유일 정도다.
상하이 해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24일 “5분 동안 20여개 택배를 검사한 결과 18개가 모두 영국 벨기에 등 유럽에서 반입된 외국산 분유”였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곳 상하이 해관에서 매일 적발되는 중량 초과 택배 300개 중 75%는 분유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분유 사재기 광풍은 중국인의 먹거리 불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한 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중국 공상당국이 적발한 식품안전법 위법 안건이 1만500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지도부도 중국 내 식품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차기 총리가 확실시 되고 있는 중국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도 23일 국무원 식품안전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식품 안전 문제는 중대한 민생 문제”라며 안전한 먹거리 보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의 ‘혀끝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 유관부문의 기능 통합, 책임 명료화, 확고한 정책 추진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올해부터 중국 국가식품 당국은 식품안전법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주민에게 최고 현금 30만 위안(약 5100만원)의 포상금을 지불하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