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이번주 최고조… "증시 영향 적다"

2013-01-21 04:38
日 통화정책회의 후 엔저 진정 전망<br/>한국·미국·유럽 지나친 엔저 경고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엔저 현상이 이번주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대규모 양적완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 엔화 가치 하락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일본의 의도적인 엔화 가치하락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서다. 일본 내부에서도 수입 물가 상승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뒤받침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가치는 지난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90.1엔으로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이 90엔을 넘어선 것은 2010년 6월 23일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아베신조 자민당 정권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 때문이다. 엔화는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작년 9월 26일 달러당 77.91 엔에서 4개월 만에 90 엔선으로 15%이상 올랐다.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것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0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일본은행이 21~22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기존 1%에서 2%로 올리는 것이 확실시 되면서, 엔화 유동성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엔화 약세는 이달 말을 고비로 진정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엔화 약세에 대비한 방책 마련을 시사하고, 일본 내부에서도 적정 환율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일본의 물가상승률 목표가 2% 확대된다면 엔화 약세를 부추기겠지만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내부에서도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내수여력 축소 등 추가적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도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저점 대비 15% 상승하면서, 일본의 양적완화 강화 전망 등 향후 약세 요인을 대부분 반영했다"며 "이번주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달러당 90엔 부근에서 고점을 형성한 이후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감안해 엔화 약세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KDB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기업 이익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환정책만으로 일본의 구조적 경쟁력이 개선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원은 또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며 "엔화 약세가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보다는 업종별, 국지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원화 강세 국면에서 타격을 입는 업종은 운수장비·기계·일부 전기전자 업종이며, 수혜 업종은 화학과 엔화 부채가 많은 가스·전력·항공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