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라이더컵 유럽팀 단장 폴 맥긴리와 라운드記

2013-01-16 16:05
겸손·온화·상식으로 무장한 부드러운 카리스마 보유…“퍼트는 스피드가 먼저” 강조

폴 맥긴리가 2009년 4월 제주 핀크스GC에서 열린 발렌타인챔피언십 프로암에서 샷의 향방을 좇고 있다. 오른쪽은 김
경수 기자.                                                                                                                                                                      [사진=JNA]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폴 맥긴리(47· 아일랜드)가 2014년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에 선임됐다.

라이더컵은 미국-유럽 남자프로골프대항전으로 2년마다 열린다. 2014년 9월에 스코틀랜드의 글렌이글스GC에서 벌어진다.

유럽팀은 역대 전적 12승2무25패로 미국팀에 뒤지지만 최근 아홉 차례 대결에서는 7승2패로 우세다. 유럽에서 대회가 열릴 때는 1997년부터 4연승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유럽팀은 마지막 날 대역전극을 펼쳐 미국을 격파했다.

미국팀은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메이저대회 8승 경력의 톰 왓슨(64)을 일찌감치 2014년 대회 단장으로 추대했다. 유럽팀은 고심끝에 맥긴리를 단장으로 내세웠다. 맥긴리는 라이더컵에 세 차례(2002·2004·2006년) 출전했고 최근 두 대회에서는 부단장 자리를 맡았다.

기자는 2009년4월 제주 핀크스GC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때 맥긴리를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프로암대회에서 그와 동반플레이를 하며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의 인상은 겸손· 온화· 상식으로 집약된다. 그런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루크 도널드, 이안 폴터(이상 잉글랜드) 등 유럽 간판 선수들의 지지를 얻어 단장 자리에 오른 배경이 된 듯하다. 약 4년전 프로암대회에서 느낀 그의 인상과 당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동반라운드 후기…프로는 달랐다

맥긴리는 드라이버샷이든 퍼트든 어드레스할 때 클럽페이스를 먼저 목표라인에 스퀘어하게 정렬한뒤 몸을 맞췄다. 스탠스를 먼저 취한 뒤 클럽은 나중에 ‘대충’ 겨냥하는 아마추어와는 정반대의 루틴이다. 클럽페이스를 먼저 맞춰야 방향이 틀어지지 않는다. 정렬할 때 ‘페이스 먼저-몸 나중에’라는 공식을 생각해둘만 하다.

어프로치샷은 대부분 핀과 비슷한 거리에 떨어지거나 핀을 지나쳤다. 아마추어들의 어프로치샷이 매번 짧아 먼 거리 퍼트를 남기거나, 아예 그린에 오르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프로들은 아이언이든 웨지든 ‘핀 하이’샷을 구사한다. 백스핀을 감안해서 그러겠지만, 볼이 홀을 지나가야 들어갈 수도 있다는 자신감의 소산이 아닐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그린에서 현저했다. 아마추어들은 그린에 올라서면 퍼트의 방향(브레이크)을 파악하는 데 골몰한다. 그런 나머지 정작 세기(스피드)는 간과한다. 그런데 ‘퍼트는 세기가 방향을 정한다’고 한다. 먼저 얼마나 세게 칠지를 정한뒤 그에 맞춰 브레이크를 감안해야 한다.

맥긴리의 경우 퍼트한 볼이 홀을 50cm이상 지나치거나 못미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0m이상 롱퍼트도 마찬가지였다. 볼∼홀의 거리파악에 주력한 결과다. 그 반면 기자를 포함한 아마추어 세 명은 홀 좌우보다는 전후의 거리 편차가 더 컸다. 브레이크 파악에 전념하느라 정작 필요한 세기를 정하는데는 소홀했다는 방증이다. 퍼트는 스피드가 먼저다.

맥긴리는 또 박세리 배상문처럼 퍼트라인 중간지점에서 연습스윙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묻자 “퍼트라인을 잘 읽기 위해서다. 중간지점에서 퍼터를 휘두르며 스피드와 브레이크에 대한 감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프로암대회 중간중간 기자가 질문을 할 때마다 온화한 표정으로 대하고 있는 폴 맥긴리(오른쪽).          [사진=JNA]

일문일답

-퍼트는 멘탈인가, 테크닉인가.
“둘 다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스트로크가 좋아야 하고, 홀에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성공한다.”

-아마추어들이 벙커샷을 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는.
“볼부터 맞히는 것이다. 볼 뒤 1인치 지점의 모래를 쳐야 하는데 볼부터 맞히다보니 볼이 그린을 벗어나고 만다.”

-갑자기 슬라이스가 날 때 응급처치법은?
“손을 더 많이 써라. 손목 릴리스를 잘 하라는 말이다.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다운스윙 때 상체(어깨)가 먼저 나가 ‘아웃-인’의 궤도를 만들면서 슬라이스를 낸다. 어깨는 잡아두고 손 동작에 유의하라.”

-중압감이 짓누르는 고빗사위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호흡이 중요하다. 심호흡을 권장한다.”

-파3홀에서 티샷할 때 두 클럽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긴 클럽을 잡고 부드럽게 스윙하라.”

-게임이 안풀려 화가 날 때 어떻게 하는가.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한다. 또 뭔가를 마시거나 바나나를 먹거나 캐디에게 말을 건다.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한다.”

-골프를 위해 코스밖에서 할수 있는 일은.
“일부러 일을 찾아서 하기보다는 그냥 쉰다. 영화를 보거나 신선한 고기· 샐러드· 과일을 먹는다. 그 대신 스테이크처럼 배부른 것은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