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골프장 500개 시대에 생존하려면
2013-01-16 14:24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서천범 소장 |
올해말에 골프장 500개 시대가 열리면 국내 골프장산업은 골프장수 급증과 골프인구 감소, 수익성 하락 및 입회금 반환 사태 등 적지않은 과제를 안는다.
올해 개장 예정인 골프장은 29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골프장들이 모두 개장할 경우 국내 골프장수는 지난해말 473개에서 올 연말에는 502개에 달해 적정 골프장수로 추정되는 450개를 훨씬 넘어선다.
그 반면 골프장 이용객수는 골프붐이 시들해지면서 지난해를 정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수는 2011년보다 약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지만 올해부터는 점차 줄어들면서 골프장간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장은 늘지만 골프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영실적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회원제골프장의 경우 회원의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면제되는 곳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골프장의 경영수지를 좌우하는 비회원의 이용객수가 큰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개별소비세 면제 법안이 폐기되고 중과세율이 존속되면서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 퍼블릭골프장도 경쟁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입회금 반환 사태도 회원제골프장의 존립기반을 흔들고 있다. 올해 입회금 반환 청구가 예정돼있는 골프장은 53개이고 입회금 반환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만기 도래한 입회금을 모두 반환한 경우에도 올해 반환해야 하는 입회금이 1조원 정도에 이른다.
중장기적으로는 골프장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면서 골프인구 확충에 나서야 한다. 비수기 시간대에 인근 지역의 학생골퍼들에게 무료 라운드를 시켜주고, 비골퍼들이 와서 식사나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클럽하우스를 개방하며, 어린이들이 전동승용카트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골프장을 개방해야 할 것이다. 골프장처럼 훌륭한 시설과 조경을 갖춘 곳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골프장이 이제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커뮤니티 장소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지역내 주요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이처럼 골프장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면 골프장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골프인구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골프장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고 지금부터 골프인구를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