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폴리실리콘 염산 누출, 관리소홀·은폐의혹(종합)
2013-01-12 18:42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12일 발생한 경북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 염산 누출사건는 화공약품 관리 소홀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공장 가동이 중단된 뒤 직원 15명 정도가 염산이 든 탱크를 매일 관리해 왔다.
주중에는 10명, 주말에는 2명의 직원이 나서 탱크 외부 및 내부압력을 점검해 왔고 매일 일정량의 염산을 탱크에서 빼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염산을 빼내는 작업은 주중에만 이뤄졌고 누출 사고가 난 토요일에는 직원 2명만이 탱크 외부를 점검하는 수준에 그쳤다.
공장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어려운 자금 사정으로 회사 매각이 추진돼 왔다"며 "그러나 태양광 산업의 불황으로 매각 가능성이 낮아 위험물질인 염산을 계속 보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염산을 빼내는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탱크와 배관을 연결하는 이음새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설비 노후·불량 및 관리소홀이 사고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공장 측은 동파 방지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공장의 직원은 이날 오전 일찍이 염산이 샌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소방서나 경찰서로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염산 누출 사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은 오전 11시 10분께였다.
상주소방서에는 이보다 앞서 오전 11시 3분께 ‘연기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하지만 이 공장 직원 A씨가 밝힌 사고 발생 시간은 오전 7시 30분께다.
A씨는 "염산 탱크가 처음 파손돼 연기가 조금씩 나온 게 오전 7시 30분쯤이었다"며 "오전 10시 이후부터 누출된 염산이 공기 등과 반응해 염화수소로 바뀌면서 흰 가스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조치하던 중 주민 누군가가 소방서에 신고해 소방서, 상주시 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처음부터 신고하지 않으려 한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염화수소는 액체와는 달리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만일 유해가스였더라면 자칫 큰 인명피해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사고로 공장 주변 4개 마을 주민 760명에 대한 대피령도 내려졌으나 대기오염 측정 결과 마을이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민 대피령이 해제됐다.
상주시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고 공장 주변 4개 마을 주민 760명을 공성면 용운중학교로 대피시키기 위해 준비를 끝냈으나 환경청이 마을에 대한 대기오염 측정결과 오염이 안된 것으로 나타나 이를 해제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는 200t 규모의 탱크 배관에 금이 가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밸프가 얼어서 터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