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대기업 식자재사업 진출 논란’
2013-01-11 08:02
아주경제 전운 기자 = 대상그룹의 골목상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30조원에 육박하는 식자재 유통시장에 계열사인 '대상베스트코'를 진출시켜, 영세 식자재유통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상베스트코의 골목상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은 동반성장과 역행하는 처사라며 법적 대응까지 펼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 계열사인 대상베스트코는 지역 식자제업자들을 인수, 지난해 식자재 매장을 42개까지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설립된 대상베스트코는 식자재를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기업이다. CJ프레시웨이·에버랜드·아워홈 등 물류센터를 두고 배송하는 기존 대기업 식자재업체와는 달리 전국 각지에서 마트를 오픈, 직접 영업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상베스트코가 전국 각 지역에 매장을 오픈, 중소 유통업자들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낮은 가격 정책과 재래시장 인근에 점포를 열어, 지역 상인들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상베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대부분 제품은 기존 업체들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유통경로를 줄이고 대량으로 물품을 조달하면서 지역업자들보다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대상베스트코는 지역 식자재업자들과의 마찰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직접 방문해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마트를 소유하고 있어, 지역업체들은 경쟁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대상베스트코 식자재마트 4개점이 운영 중이며, 조만간 물류센터까지 설립된다. 때문에 '부산 도소매 생활용품 유통사업 협동조합'은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대상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기존 식자재업체들을 인수하면서 매장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며 "특히 저가 정책과 고객들이 많은 주요 재래시장 인근에 오픈, 지역 식자재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 수원지역 중소유통상인들이 수원시 우만동에 위치한 대상베스트코의 영업을 막기 위해 포크레인까지 동원했다.
당시 수원유통연합회는 우만동 대상베스트코 출입문을 포크레인 2대를 동원해 막았다. 연합회는 대상의 도소매 유통업 진출에 반대하며 10여일간 대상베스트코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청주 도소매 생활용품 유통사업 협동조합도 대상베스트코 등을 상대로 중기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접수된 식자재 관련 사업조정신청 14건 중 대상베스트코 10건, CJ프레시웨이가 2건이다. 하지만 대상베스트코가 지난해 합의한 것은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는 매장에 기존 중소업자들의 판매 공간을 일정부분 할애하거나 해외 식자재를 지역업자들에게 제공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대상그룹 관계자는 "일부 중소유통업자들이 무자료 거래, 높은 마진율 등을 통해 시장 질서를 혼란시키고 있어 식자재를 구매하는 자영업자들의 손해가 크다"며 "대기업 진출은 식품의 위생관리, 저렴한 가격 제공 등 장점이 많기 때문에 자영업자에게 혜택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