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본격 개막…삼성·LG '곡면 전쟁'에 스포트라이트 집중

2013-01-09 16:45

(라스베이거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인 'CES 2013'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참여업체 3000여개, 발표된 신제품 2만여개, 전시장 규모 190만 평방피트로 역대 최대 규모다.

CES 개막 첫날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이날 두 회사는 세계 최초의 커브드(곡면형) OLED TV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전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전날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도 관련 내용을 철저히 함구했을 만큼 기습적인 공개였다. 양사는 55인치로 동일한 크기의 곡면형 OLED TV를 부스 전면에 배치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곡면형 OLED TV는 시청자의 눈에서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를 동일하게 해 몰입도를 높이고 화면 왜곡을 최소화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곡면형 OLED TV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로 각광을 받고 있는 플렉서블(휘는) OLED 패널의 상용화 첫 단계라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포시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곡면형 OLED TV는 화질이 뛰어나고 3D가 완벽하게 구현된다"며 "대중화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자평했다.

두 회사가 비밀병기를 동시에 꺼내놓으면서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TV 시장 선점을 위한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곡면형 OLED TV의 공개 시점과 성능, 출시 일정, 가격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TV 두께는 LG전자가 5.4㎜로 2㎝ 수준의 삼성전자보다 얇다. 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자 LG전자는 무조건 삼성전자보다 일찍 내놓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와 함께 UHD TV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110인치 초대형 TV를 선봉에 내세운 반면 LG전자는 84인치와 65인치, 55인치로 이어지는 풀라인업을 공개하는 등 상반된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글로벌 TV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왔던 삼성전자에 LG전자가 확실한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분석하고 향후 두 회사 간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곡면형 OLED TV의 깜짝 등장에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TV 제조업체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4K(UHD) OLED TV가 빛을 잃기는 했지만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UHD와 OLED 기술을 결합하는 것은) 모든 회사가 준비하고 있던 사안인 만큼 특별하게 새로울 건 없다"고 애써 평가절하했지만 국내 관계자들의 긴장감은 상당한 듯 보였다.

중국 업체들도 110인치 패널 생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라 경계를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간의 경쟁을 펼치면서 일본과 중국의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삼성전자가 가전시장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TV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해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지, LG전자가 역전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