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이단아’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 예정자는…
2013-01-07 16:45
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강한 반발에도 빠르면 7일(현지시간) 척 헤이글(66) 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을 국방장관으로 지명할 전망이다.
야당의 반발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이유는 헤이글 전 의원이 보여준 그간 행적이 잘 말해주고 있다. 헤이글 의원은 우선 지난 2008년을 끝으로 두 번 임기를 했던 상원의원(네브래스카)직을 내려놓았다.
그와 오바마 대통령 간 공식적인 밀월 관계는 헤이글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면서부터다. 같은 해 7월 오바마는 헤이글과 함께 이라크를 방문한 후 “그는 전형적인 공화당원이지만 나와 외교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거의 똑같다”며 그를 평가한 적이 있다. “단순하게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고 해서 헤이글 의원을 가까이 한 것은 아니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헤이글 의원은 캠프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따라서 공화당 핵심 인사라 할 수 있는 그가 조지 W. 부시(공화) 전 대통령이 사력을 다해 벌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반대한 것은 이미 그의 당내 입지가 없어져 버렸음을 의미한다. 헤이글은 한 때 유력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적도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4년 전 처음으로 국방장관에 임명해 야당의 별 반발 없이 인준된 로버트 게이츠도 공화당 출신이다. 따라서 현재 공화당의 헤이글 지명 반대는 그가 보여준 여러 주요한 견해가 당 노선과는 극명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헤이글 전 의원이 공화당의 ‘이단아(mabrick)’또는 ‘독립적인 공화당원’ 등으로 불리는 이유다.
헤이글은 상원 의원 시절 외교위,은행·주택·도시문제위, 정보위에서 일하면서도 동료 공화당 의원들과 많은 견해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쿠바 무역 제재 완화를 요청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으며, 공화당이 주도한 이란과 리비아의 무역 제재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첫 임기 초기에 북한과 이라크 및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발언해 국제적인 물의를 빚었을 때 헤이글은 “미국은 이들 국가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부시 노선을 비판하기도 했다.
몇 년간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 측 인사들과 가깝게 지낸 헤이글은 현재 워싱턴 DC 소재 카톨릭 사립명문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직을 갖고 있다. 또한, 지금도 오바마 대통령의 정보자문위 공동의장이며 국방부 정책위 위원이기도 하다. 헤이글은 2008년 대선에서 직접 오바마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부인이 오바마를 지지하면서 우회적으로 그의 의사를 표시했다.
1946년 네브래스카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는 헤이글은 1980년대 휴대폰 회사를 차려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베트남 참전 용사인 그의 부친도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며 헤이글이 16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