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거래량 ‘뚝’

2013-01-07 12:00
KDI 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조사<br/>9·10 대책 반짝 효과…세종시도 하락 조정양상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지난해 3분기 9·10 부동산 대책 이후 취득세 인하 효과로 주택 매매시장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였던 부동산 시장이 4분기 들어 다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한 지난해 4분기 부동산 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 시장은 거래량 부진, 임대 시장은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매 시장은 반포·개포·잠실 등 재건축 관련 단지에서 11월 들어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이 매매 시장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지만 대부분 급매물 중심의 거래로, 매매 가격은 전반적으로 보합 또는 하락 추세, 중대형평형 가격 하락 지속이 눈에 띈다.

지난 4분기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주목할 점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던 세종시 지가 상승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조정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지방 부동산시장은 가격과 거래량 동향을 볼 때 전반적으로 조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방 혁신도시에서도 신규 공급물량의 지방 집중현상으로 그간 상승세는 꺾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혁신도시 내 아파트 추가 공급 물량은 1만9552세대로 예정돼 있다.

임대 시장도 매물 품귀현상으로 서울, 수도권, 지방 시장에서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 보증금을 일부 증액하더라도 이동하지 않으려는 세입자 성향이 나타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회되는 추세다.

파주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임대인 주택가격이 대출금 및 전세금 상환액보다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집단대출현상이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정부기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는 물론 인근 공주시와 대전시 유성구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가 급등한 것도 전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분양 시장은 서울과 경기 지역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지방 분양 시장 경기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 소진이 둔화되면서 적체 물량이 증가, 대형평형 미분양 또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호황기를 보인 부산·울산·경남 지역 신규주택 분양시장은 3분기 이후 급격한 침체기를 맞아 청약과 계약률이 낮아지고 있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충청지역 분양과 공급은 세종시 내에서도 행정타운과 먼 지역,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에서는 순위 내 미분양 현상이 나타나며 프리미엄도 점차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매 시장은 두드러진 양극화 현상으로 강세를 보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주거용 부동산은 약세 현상을 보였다.

한편 KDI는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는 내비쳤다.

KDI 김현아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전문위원은 “이론적·경험적 근거로 볼 때, 일정 수치 약 60%를 넘어서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매매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며 “전세가와 매매가 결정 요인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유주연 건국대학교 부동산·도시연구원 박사 역시 “미래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면, 전세가가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을 수 있다”며 “실제 국지적으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