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수수료율 인상으로 시작된 카드사와 대형가맹점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대형 가맹점들이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중단한데다 이동통신사들이 사용료 자동납부 제휴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올해부터 대형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U+ 등 이동통신사는 지난 4일부터 '사용료 자동납부 접수대행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동안 가입자는 이통사 외에 카드사를 통해 통신료 자동납부 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 제휴 중단으로 카드사를 통한 신규 신청은 불가능하게 됐다.

카드사는 그동안 통신사에 사용료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1.1~1.5%에서 1.85~1.89%로 올리라고 요구한 반면, 통신사는 1.5%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동납부 제휴를 중단했지만, 추후에 어떤 식으로 압박이 들어올지 모른다”며 “수수료율 조정에 협조하지 않고 계속해서 반격을 펼치니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 일부 대형가맹점은 이달부터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중단했다. 개정된 여전법 시행으로 가맹점이 무이자 할부 혜택 비용을 카드사와 분담하게 되자 가맹점들이 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고 결제할 경우, 카드사가 해당 할부금액에 대한 이자를 전액 부담해왔다. 정부와 카드사들은 이같은 고비용 마케팅을 개선하기 위해 무이자 할부판매에 대한 이자를 일부 가맹점이 부담하도록 법안을 개정했다.

이에 가맹점들은 할부 이자 부담을 거부하고 나섰고, 결국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의 주요 혜택이었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맹점과의 관련 협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한 이마트, G마켓, 11번가 등 일부 가맹점에서는 이달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중단했다. 갑작스런 무이자 할부서비스 중단에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개정안의 취지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가맹점이 소비자를 볼모로 삼고 있다”며 “사실 그동안 무이자 할부 서비스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곳은 유통업계 등 대형 가맹점이기 때문에 이를 분담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이자 혜택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 카드 상품도 있기 때문에 전면 중지된 것은 아니다”라며 “카드사와 가맹점의 협상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