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맏형 삼성의 위엄…이건희 회장, "어려워도 투자 늘린다"

2013-01-02 15:29
새 정부 경제살리기 적극 동참, 기업 사회적 책임 이행도 강조

아주경제 이재호 이혜림 기자= 재계 맏형인 삼성이 올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뒤 올해 투자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늘릴 수 있으면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서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해 국민경제에 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이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감안해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이 회장의 발언으로 삼성의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47조8000억원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의 투자 및 고용 확대 조치는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경제 살리기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요청에 화답한 것이다.

이 회장은 경제민주화 논란을 의식한 듯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 역할은 기업을 하는 이상 항상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년사에서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며 “삼성은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화두도 제시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올해도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황기에는 기업 경쟁력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있는 만큼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한편 이날 신년하례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오너 일가는 물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CEO),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들이 모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