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의 배신' … 편의점 웃고 제과점 울고
2012-12-26 14:47
아주경제 전운 기자= 제과점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케이크가 편의점·커피전문점의 효도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24~25일)동안 편의점·커피전문점의 케이크 판매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과점의 케이크 판매량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편의점 씨유(CU)는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케이크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가량 성장했다.
씨유는 지난해 11종만 출시하던 케이크류를 13종까지 늘렸으며, 7000원에서 2만3000원의 중저가 케이크를 내놓아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올해는 택배 판매 서비스를 실시한 '필라델피아 케이크'가 전체 케이크 중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9종을 출시하던 케이크를 13종으로 확대 12.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만9500원에서 3만1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케이크까지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저가형 제품을 확대하고 통신사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 것이 케이크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에서의 케이크 판매량도 연일 치솟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올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케이크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5%나 신장했다. 예약구매시 할인혜택, 제품교환권 증정 등이 판매호조 이유로 풀이된다.
또 카페베네는 2만2000원짜리 홀케이크를 예약 판매해, 준비 물량이 조기 완판될 만큼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의 케이크 판매량도 전년대비 두자릿 수 이상 올랐다.
반면 케이크의 대명사로 알려진 제과점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파리바게뜨는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케이크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3%나 감소했다. 1만8000원에서 2만원 가량의 중저가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등의 파상공세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뚜레쥬르도 전년대비 약 3~4% 가량을 소폭 신장을 보이는 데 그쳤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최근 케이크 판매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케이크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수년째 신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