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박근혜 정부 ③ 검찰·경찰 개혁
2012-12-25 19:39
대검 중수부 폐지 등 검찰 권력 '대수술'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는 등 검찰 권력을 대대적으로 수술할 방침이다. 검찰이 정권을 비호하는 데 이용되는 등의 외압을 반드시 막고, 정치 검찰도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또 수사와 기소 분리 등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검찰 권한 대폭 축소
박 당선인은 우선 국민적 불신이 증폭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확보하고 기소독점 등의 권한을 대폭 축소·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권 통제 방안으로는 단연 대검 중수부 폐지가 꼽힌다.
박 당선인은 이와 관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겠다.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부서에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중수부 폐지 후 고위공직자와 판·검사,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기구로는 상설특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선 지검에서 수사하기 어려운 사건은 고등검찰청에 태스크포스(TF) 성격의 한시적인 수사팀을 만들어 수사토록 하는 대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일부에서 중수부가 폐지되면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검찰의 실질적 수사 기능은 어떤 형태로든 존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당선인은 또 검찰시민위원회를 강화해 주요 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인신구속 기준과 기소 여부를 시민의 시각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기소독점권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됐던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제어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검찰 독립·중립성 확보
박 당선인은 이 같은 검찰권 제한과 함께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 방안도 추진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우선 검찰총장 인사를 검찰청법에 따라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로 임명하고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 직급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등 검사의 직급을 법률 규정에 맞게 운영하고 검찰인사위원회에 실질적인 인사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검사의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하고 특히 법무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사 출신 또는 일반직 공무원이 근무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 당선인은 이와 함께 최근 잇따라 발생한 비리 검사 문제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을 공약했다. 비리에 연루된 검사는 반드시 퇴출시키며 검사의 적격검사 기간도 현행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감찰본부의 인력을 증원해 검사에 대한 감찰을 크게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 당선인은 특히 비리로 퇴직한 검사는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도록 해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소와 수사 분리…검·경 수사권 독립
그간 논란이 심했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차기 정부에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해 현장수사가 필요한 사건을 포함해 상당 부분에서 경찰의 자율적 수사 기능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박 당선인 측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목표로 우선은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수사권 배분을 추진해나가겠다"며 "수사권 조정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 등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행 로스쿨 제도와 법관 임용방식, 법조일원화 플랜 등에 대해서는 향후 사법개혁 관련 기구 등의 의견을 반영해 구체적인 개혁 틀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경찰 기능을 확대, 강화할 방침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경찰 2만명을 증원해 우범자 관리나 학교폭력을 전담하고 112종합상황실 등에 우선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성범죄나 학교폭력 등 민생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력범죄를 전담하는 경찰청 차장직을 신설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