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박근혜 정부, 금융정책 누가 어떻게 이끄나?

2012-12-20 18:2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내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향후 금융정책을 이끌어갈 인물을 짚어보느라 분주하다.

이에 따라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금융권 출신의 주요 새누리당 의원들과, 외곽에서 지지세력으로 활동한 금융업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며, 향후 그들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민행복캠프에는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과 박대동 의원을 비롯해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금융정책을 주도할 주요 인물로 꼽힌다.

윤진식 의원(충북 충주)은 제1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인 후 재무부 행정사무관과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낸 바 있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 2008년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으나 2009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면서 금융권을 떠났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MB노믹스를 뒷받침해 온 핵심 측근이었으나, 앞서 30여년간 경제분야 핵심 요직을 지내 명실상부한 '경제통'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관가에서는 지난 1997년 청와대 조세금융비서관으로 재직하며 외환위기의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윤 의원은 금융계를 쥐락펴락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당시 윤 의원이 청와대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아울러 MB노믹스를 완성하면서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정책 또한 그에게서 나왔다. 우리금융 및 산은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한 진동수 당시 금융위원장을 막후에서 도왔다는 얘기도 있다.

박대동 의원(울산 북구) 역시 22회 행시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기획예산담당관과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장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 국장과 상임위원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낸 바 있다.

대표적인 경제·금융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박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국민행복추진위원 힘찬경제추진단에도 참여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새희망홀씨 대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등 높은 식견으로 합리적 대안을 내놨다는 평가를 받아 국감 NGO모니터단이 선정한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부분에 따라 향후 서민금융정책이 어떻게 펼쳐질 지가 관건"이라며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이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작용하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양병민 선대위 상임특보 역시 금융권 출신 인사다. 서울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등을 역임했다.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정한기 전 유진자산운용 대표 등 캠프 내에서 활동한 금융투자업계 출신 인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 전 사장은 행시 14회로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원장과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신한 1세대 경영진으로 지난 2009년 거래소 차기 이사장의 유력 후보로 떠오른 바 있으나, 김봉수 당시 키움증권 부회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정 전 대표는 박 당선인과 같은 서강대 출신으로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유진자산운용의 주식·채권운용 및 마케팅 부문의 대표를 맡은 바 있다.

한편 외곽에서 박 당선인을 지지해 온 각종 민간단체에도 금융권 인사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지난해 만들어진 '서강바른금융인포럼'과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로 2007년 결성된 '서강대금융인회', 국가미래연구원 등이 대표적이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에는 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이상돈 전 외환은행 부행장(현 외환은행 고문)과 산은지주 회장을 역임했던 민유성 티스톤 파트너스 회장, 우리은행장을 맡은 바 있는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 대표 등이 거물급 인사로 꼽힌다.

민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창립멤버로, 재무담당 부회장으로 재직시절 뉴욕 상장 등 굵직한 딜(거래)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산은 회장직에서 떠나 티스톤으로 옮긴 후에도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지금도 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출범해 박 당선인 캠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인기 중앙대 명예교수가 있으며, 서강대금융인회에도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증권·자산운용 및 자문사·보험사 등을 통틀어 팀장급 이상의 서강대 출신 간부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