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것?
2012-12-20 16:47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기업들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가장 우선적으로 '경제회복에 힘써 달라'는 한목소리를 낸다. 최근 실시된 다수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전국 500개 기업대상 설문에서는 가장 많은 35.6%가 1순위 경제현안으로 '경기부양'을 꼽았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2500개 제조업체 중 62%가 새 정부에 '경기활성화' 정책을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권의 화두는 '경제민주화'로 기업과 상당한 온도차를 드러낸 바 있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불안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규제 강화로 경영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초점이 기업 지배구조 규제에 맞춰져 있어 규제 현실화 땐 지배주주 의결권이 축소되고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나 복지 확대도 중요하지만 내수 침체와 환율 불안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렵다"며 "경제회복에 대한 구체적 정책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신규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경제공약으로 내세웠다.
다수 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전환 등 구조조정을 통해 규제 위험에서 벗어났다지만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을 비롯해 일부 기업은 여전히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지금도 울산공장에서 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현대차를 포함해 다수 기업이 안고 있는 민감한 현안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규제 대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투자여력이 감소될 것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실제 최근 상장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56.3%가 '출자규제가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목했다. 또한 이런 경영권 위협의 방어수단으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지분 확보'(85.4%)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요기업 272개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47.7%의 CEO가 경제민주화에 따른 규제 강화가 '투자와 고용 축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기업정책팀 팀장은 "출자규제는 기업의 다양한 사업활동을 어렵게 만든다"며 "출자 자체가 투자활동인데 이를 규제하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고 기업 투자가 늘어 일자리가 많아지도록 친시장적인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인의 경제공약과 함께 재계와의 인맥도 관심을 끈다. 박 당선인은 한화그룹, 삼성그룹과 인연이 깊은 편이다. 박 당선인과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재학시절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지낸 것은 아닌 걸로 전해졌지만, 김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도 서강대 총동문회장으로 박 당선인과 인연이 닿아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현명관 삼성물산 전 회장이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정책위원을 맡는 등 친박인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