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시진핑의 중국' 풍향계>

2012-12-17 15:56

아주경제 최헌규 배인선 기자= 중국의 5세대 지도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가 출범한지 지난 주말로 한달이 됐다. 짧은 시간 시총서기는 한껏 자세를 낮추면서도 결단력있는 태도로 홀로서기 행보를 서둘러왔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이동으로 공석이 된 주요 지방 당서기직 보임인사를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부정부패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리춘청(李春城·56) 쓰촨성 당 부서기를 즉각 면직했다. 또한 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이양받은지 단 일주일만에 신속히 군 인사를 단행, 실질적 군권 장악에 야심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시 총서기가 과거 군 복무 경험과 '태자당'이라는 배경 덕택에 역대 최강의 군(軍) 통수권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막 취임하자 마자 부정부패 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관료및 형식주의 타파를 통해 실용적이고 친민적인 정권의 색깔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제운용에 있어서는 안정속의 성장 방침을 천명하면서 인플레의 우려를 불식하고 동시에 경제 경착륙을 예방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시진핑 체제 한달을 맞아 정권 차별화 '홀로서기'를 앞당기기 위한 시진핑의 인사와 시진핑의 통치스타일, 시진핑의 경제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새술은 새부대에
시진핑 홀로서기 행보 급물살 탄다.
비리인사 척결, 측근 전진배치 인사 일사천리

부정부패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리춘청(李春城·56) 쓰촨성위 부서기가 면직과 함께 법의 단죄를 받게 됐다. 정부 대변인 격 매체인 신화통신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대규모 매관매직 혐의를 받고 있는 리춘청 부서기를 면직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13일 전했다. 보도는 짧막했지만 리 부서기의 면직은 시 총서기 출범후 성(省)급 고위 지도자로서는 처음이고, 또한 소문으로 나돌던 부패 공직자에 대한 사정태풍이 공식화 됐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중국 정가 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리 부서기 면직 결정 직후 그의 측근인 쓰촨성 청두(成都)시 마오이신(毛一新) 신도시 국토국장도 최근 쌍규(雙規) 처분을 받은 것으로 중국 매체들에 의해 확인됐다.

시진핑 총서기는 출범하자 마자 고위층 비리척결을 가장 중요한 국정현안으로 내세웠다. 인민들을 끌어안는 친민정책의 출발이 바로 공직자의 부정부패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리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이른바 '물갈이 인사', 즉 측근의 전진 배치 인사 작업에 속도를 내고 더불어 정권 홀로서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일각에서는 리춘청 사건을 계기로 류치바오(劉奇葆) 중앙선전부부장(정치국원)에게 까지 사정의 칼날이 뻗칠지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루머 단계지만 류치바오 선전부장은 리 부서기 비리에 연루돼있다는 애기가 나돌고 있다. 시진핑이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중 첫 희생양이 된 리 부서기는 류치바오 선전부장 뿐 아니라 심지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리춘청 사건은 신지도부가 구지도부를 겨냥해 칼을 빼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통합을 위해 적당한 선에서 꼬리자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매체는 시진핑은 빠르게 후진타오 구 지도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가고 있으며 인사재편에 있어서는 특히 결단력이 돋보인다고 보도했다. 총서기 취임후 2년만에 군사위 주석자리를 물려받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달리 시진핑 총서기가 취임(11월 15일)후 곧바로 군사위주석직을 물려받은 데도 그의 결단력이 한몫했다고 분석가들은 밝히고 있다. 시 총서기는 군사위주석직을 이양받은지 단 일주일만에 전격적으로 군 인사를 단행해 측근인사를 배치하는 기민성을 보였다.

시진핑 총서기는 중앙정치국(상무위원) 구성으로 궐석이 된 주요 최고위 당직 인사도 재빠르게 단행했다. 지난 11월21일 류윈산의 후임으로 류치바오 전 쓰촨성 당서기를 중앙선전부장에 임명했으며 왕둥밍(王東明) 중앙기구편제위원회판공실 주임을 류치바오에 이어 새 쓰촨성 당서기로 임명했다. 또 장가오리 상무위원의 영전으로 공석이 된 텐진시 당서기자리에는 쑨춘란 전 푸젠성 당서기(여)를 발탁했다.

하루전에는 당 조직부장에 리위안차오 이어 자오러지 산시(陝西)성 당서기를 임명했으며 저우융캉 퇴진으로 공석이 된 중앙 정범위 서기자리에 멍젠주(孟建柱) 전 공안부장을 보임했다. 시진핑은 또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를 장더장 후임으로 충칭시 당서기에 임명했고 한정 상하이시 시장을 위정성 상무위원에 이어 상하이시 당서기로 올렸다. 베이징 정가의 외교 소식통은 후진타오로부터 정권의 바통을 이은 시진핑 총서기의 발걸음은 매우 무겁고 조심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인사결정에 있어서는 전광석화와 같은 기민함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왕양 현 광둥성 당서기가 부총리로 승진할 것이라는 설이 있고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측근인 후춘화 네이멍구자치구 당서기는 광둥성 당서기로 승진해 갈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2013년 18기 2중전회 이전까지 수시 인사를 단행해나간 뒤 3월 양회(전인대 정협)를 앞두고 국가직 인사를 포함한 시진핑 인사의 종합적인 밑그림을 완성시킬것이라는게 중국 정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향후 10년간 '시진핑 경제'를 책임질 경제 지도부 구성에도 속도가 더해지고 있다. 경제는 ‘리커창- 장가오리 상무부총리’의 쌍두마차 체제로 이끌어가게 하되 국가발전개혁위원(국가 발개위) 전 주임 마카이(馬凱) 국무원 비서장(정치국원)을 요직인 금융·대외무역 담당 부총리에 앉힐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큰 관심사중 하나인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후임에는 궈수칭 주석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