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2년차 단지 찾아 내년 봄 전세난 미리 대비해볼까

2012-12-16 16:55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전용 59㎡)에 세들어 살고 있는 회사원 이모(38)씨. 전세 계약은 내년 3월에 만료되지만 벌써부터 경기지역 쪽으로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몇년 새 꾸준하게 올라 내년 재계약 때는 적어도 5000만원을 더 올려 받겠다는 집주인의 언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연일 오르면서 서울·수도권에서 저렴한 전셋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내년 상반기에도 전세시장 강세가 예상된다. 입주 물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전세 만기일이 다가오는 세입자라면 내년 초 입주 2년째가 되는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이들 단지는 일시적이나마 전세 물량이 다른 곳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입주 2년차 아파트의 경우 통상 전세 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전세 계약이 끝나는 물건이 한꺼번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 물량이 많은 만큼 괜찮은 물건을 비교적 싼값에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없는 전세난… "내년엔 전셋값 더 올라"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서도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싼값에 전세 물건을 얻기가 여간 쉽지 않다.

KB국민은행 시세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10년 8.8% 오른 이후 지난해 16.2%, 올 들어서는 4% 가량 상승했다.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5㎡ 전셋값은 7억5000만원 선으로 2년 새 1억5000만원 가량 올랐다. 올 들어서는 두달 전보다도 3000만원 뛰었다.

서울 강북지역도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송천 센트레빌 전용 84㎡의 경우 최근 두달 새 2000만~3000만원 올라 2억9000만원 선이다.

내년에는 전세난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입주 물량 부족 탓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8만7000여가구, 조사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저치다. 경기도(5만3405가구)와 인천(1만1232가구)이 올해보다 각각 15%, 56% 줄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 2년차 알짜 단지 선점해볼까

이에 따라 전세를 찾는 수요자라면 내년 봄 전세 대란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입주 2년차 아파트를 노려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1~3월 서울·수도권에서 입주 2년이 되는 아파트는 15곳 1만2000여가구다.

서울에서는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 공덕 5차’(794가구)와 용산구 신계동 ‘e편한세상’(867가구)가 내년 2월 입주 2년를 맞는다.

래미안 공덕 5차 아파트 전용 59㎡는 3억5000만원, 84㎡는 4억3000만원 선에 전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2년 전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5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흑석뉴타운 센트레빌 1차’가 내년 3월이면 입주 2년이 된다. 이 단지 전용 84㎡는 3억8000만원 선에서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올 가을 이사철 당시 4억원 선보다는 하락한 수준이다.

경기도에서는 고양시 덕이동 ‘하이파크 신동아파밀리에’(2884가구)와 용인시 성복동 ‘힐스테이트 1차’(645가구), 평택시 비전동 ‘롯데캐슬’(553가구) 등이 눈에 띈다.

성복 힐스테이트 1차 전셋값은 전용 101㎡가 2억8000만~3억원, 134㎡가 3억3000만원 선이다.

인근 하나공인 관계자는 “전용 101㎡의 경우 올 가을까지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3억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며 “내년 봄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지금보다는 싼 가격에 계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는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 9단지 한화꿈에그린’(810가구)가 내년 2월이면 입주한 지 2년이 지난다. 송도국제도시는 ‘송도자이하버뷰1·2단지’(1069가구), ‘푸르지오하버뷰’(593가구) 등도 내년 봄에 입주 2년을 맞는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입주 2년을 맞는 아파트라고 해도 최근 재계약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전세 물건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며 "따라서 내년 초나 봄에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세입자라면 미리 움직여 남보다 한 발 앞서 전세 물건을 선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