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LG전자가 유럽연합의 CRT(브라운관) 관련 담합 과징금 부과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LG전자는 5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유럽 경쟁법 위반 혐의로 4억9156만 유로(697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유럽 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C는 LG전자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6년까지 CRT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LG전자가 2001년 7월 필립스와 합작 설립한 CRT 법인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가 담합 행위에 가담한 책임까지 물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LPD는 독립된 개별 사업체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 연대책임을 질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 LPD 설립 이전 행위에 대해서도 소멸시효기간인 5년이 완성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미국, 일본, 캐나다, 체코 당국은 LG전자의 입장에 동의, 본 건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담합이 유럽 TV 및 모니터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한 입증 없이 단순히 이 기간 내의 유럽 내 CRT 매출분을 과징금 산정 기준매출에 포함시켜 과도하게 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기준도 업체마다 달리 적용한 것은 차별적 취급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