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사상 초유의 전국 버스업계 무기한 운행 중단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버스업계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개정안의 국회 법사위 상정·통과에 반발해 22일부터 운행 중단을 예고했다. 이 같은 전국적 버스 운행 중단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버스가 파업에 들어가면 전국적으로 ‘교통 대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대도시는 지하철이 있지만 일반 도서지역은 지하철이 없어 버스가 없으면 큰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스 파업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막을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아 보인다.

윤학배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시내버스의 경우 통상 지자체가 담당을 하기 때문에 정부쪽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며 “버스가 대중교통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 부분을 통해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는 버스 운행 중단시 해당회사에 과징금을 물리거나 사업정지를 검토하는 등 제재 방안을 들며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확실한 파업 중단 카드로는 이번 버스업계 반발 원인인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폐지다. 이 개정안은 21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23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 때부터 개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정부는 버스 파업 현실화로 보다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섰다.
정부는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장관회의를 열고 국회에 개정안 본회의 상정 보류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하는 법률안은 이해관계인간 대립이 있어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전국적인 버스파업은 처음 있는 일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극심한 국민 불편이 우려되는 만큼 버스업계는 파업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국회가 민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 통과를 남발하고 있어 개정안을 보류시킬지는 미지수다. 현재 버스업계 종사자는 약 12만명인 반면 택시업계 종사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이때 마지막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거부권(재의 요구) 행사다.

윤학배 교통정책관은 “국회가 통과한 법안을 15일 이내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돌려보내는 방안이 있긴 하다”면서도 “이 방안은 국토부 내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직 검토를 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