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간 단일화협상 중단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해 유감의 뜻을 전했지만 단일화 룰 협상은 재개되지 않았다.

문 후보 측에선 선대위원장단 동반 사퇴 등 극약 처방을 준비중이지만 협상을 일방적으로 깬 안 후보 측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도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는 상처뿐인 단일화가 될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산을 방문 중인 문 후보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혹여라도 우리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불편하게 한 일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안 후보는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결과로 이기는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어제 ‘지켜보겠다. 성실한 가시적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으나 다른 변화가 없다”며 “오늘도 역시 성실하고 충실한 가시적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의 조직세몰이, 언론플레이 등에 대한 확실한 재발방지책 없이는 협상 재개를 않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안철수 양보론’을 거론한 당사자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 상대를 향한 자극적인 표현과 조직적 세몰이를 하지 않겠다는 문 후보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양보론’ 발설자로 지목한 캠프 인사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데다 시민캠프 차원의 여론조사 참여 독려 문자메시지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단일화 자체를 무산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단일화 파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정기간 냉각기를 거친 뒤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문 후보 측이 원하던 단일화 방식인 국민경선은 15~16일께 합의가 이뤄져야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무산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결국 문·안 두 후보가 직접 만나 결단하는 ‘담판’ 방식으로 단일화가 해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안 후보 측의 요구에 대한 문 후보 측의 대응을 놓고 볼 때 캠프 관계자 선에서 이 문제를 풀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1987년 양김(김영삼.김대중) 분열 학습효과 때문에 양측이 단일화 자체를 파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결국 두 후보가 조만간 만나 단일화 방식 등을 일괄타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