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구조조정까지…은행원들 ‘노심초사’
2012-11-11 16:1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향후 타 금융권으로의 확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이 내년 1분기까지는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위기상황이 올 때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곤 했다. 카드사와 보험업계까지 합하면 올 연말까지 줄어드는 인원은 약 3400명 가량으로 예상됐다.
11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은행 측은 내년 영업환경 악화를 감안해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하고 노조와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향후 수익 창출에 난항이 예상되자, 결국 은행 측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이다.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되면 지난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당시 씨티은행은 근속기간 5년 이상의 약 3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현재로서는 희망퇴직 실시 여부에 대한 큰 틀에서의 협의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0명의 직원 감원이 확정됐다는 소문도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 시행하는 퇴직이 아니고, 4년만에 실시하는 것이라 퇴직을 앞둔 장기근속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이 때문에 행원들 사이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문제는 퇴직 실시 이후다. 씨티은행은 올해 전문직 등 20여명를 제외하고는 신규직원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계약해지 등으로 영업점 텔러직군이 30여명 감소하는 등 인력 규모도 예전보다 줄어든 상태다.
진 위원장은 “현재 영업점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조직 슬림화를 위해 800여명이 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 실시 이후 충원된 인원은 소폭에 불과하다”면서 “영업점에서는 1인당 담당 업무량이 증가해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금융권으로까지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대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의 경우 인건비 절감을 핵심으로 한 2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이 나오면서 희망퇴직 얘기가 이미 언급되고 있으며, 보험업계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인력감축이 진행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올초에 이어 연말이나 내년 초 추가 감축이 예상되며,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및 국민은행이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심의 준정년퇴직제를 적용한다.
다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최근 실적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떠도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국내은행의 잠정 당기순이익은 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대부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태이므로 좀더 상황을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