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장신구나 유리와 같은 제품 또는 족발과 단무지와 같은 식품을 만들면서 기준치 대비 최고 548배의 폐수 등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14개 업체가 서울시에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폐수배출시설 신고없이 사업장을 운영한 식품제조 및 축산가공업소 등 14곳을 적발해 12명(12곳)을 형사입건하고 2곳은 행정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특사경은 지난 8월부터 3개월단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이들 업체가 하루 83톤, 연간 2만5000톤의 오염된 폐수를 무단방류했다고 밝혔다.

정화시설 없이 다량의 폐수를 장기간(2~12년) 고의적으로 무단방류한 미신고 식품제조업체 5곳과 축산물가공업체 3곳에서 배출한 폐수에서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는 기준치의 75배,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기준치의 27배, SS(부유물질)는 기준치의 5배를 초과했다.

구로구 구로동의 D 단무지 제조가공업체는 관할구청에 신고 없이 폐수시설을 설치하고, 식품제조시 발생하는 수질오염물질이 대거 담긴 폐수를 5년간 1만1600t 배출했다. 이 업체의 폐수에서는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가 기준치(ℓ당 120㎎)의 75배인 ℓ당 9000㎎,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영양염류인 인은 기준의 8.81배인 ℓ당 66㎎, 총질소는 기준의 6.4배인 ℓ당 383㎎이 나왔다.

J족발(광진구 중곡동)·D축산(성동구 마장동) 등 축산물 가공업체들은 족발이나 머리고기 등을 만들며 무단 설치된 시설로 기준치 이상의 BOD와 총인 등이 함유된 폐수를 방류했다. 막걸리 제조업체인 S주조(성동구 성수동)와 S탁주(강동구 둔촌동) 등 업체는 허가를 받았지만 한강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총인을 기준보다 3.0~3.8배 초과된 상태로 폐수를 배출하다가 행정처분을 받았다.

특사경은 특히 녹조류 발생 원인물질인 질소와 인이 기준치를 6~9배 초과한 고농도의 오염된 폐수를 방류한 8곳을 형사입건 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장신구(악세사리 등)와 유리가공업소를 무허가로 운영하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물질로 알려진 중금속인 납의 경우 기준치의 548배, 카드뮴의 경우 82배 초과된 폐수를 무단방류한 곳이 4개 업체나 됐다.

은평구 수색동의 Y장신구제조업체는 무허가로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고 8개월간 ℓ당 274㎎의 납과 8.2㎎의 카드뮴을 함유한 폐수 22t을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Y사가 방류한 폐수 중 납은 기준치(ℓ당 0.5㎎) 548배, 카드뮴은 기준치(ℓ당 0.1㎎) 82배에 달한다. 납은 빈혈, 신장과 생식기능 장애, 신경계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카드뮴은 신체조직 손상과 질환의 원인이다.

특사경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곳을 관할구청에 행정처분(개선명령)을 의뢰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발내역은 ▲폐수정화시설 없이 장기간 미신고 폐수배출시설 설치·조업(8곳) ▲중금속 등 인체유해물질을 불법 배출한 무허가 폐수배출시설 설치·조업(4곳)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폐수 배출(2곳) 등이다.

박중규 서울시 행정국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유난히 배출량이 많고, 중금속과 유기물질을 대거 함유한 폐수를 방출한 만큼, 환경오염행위와 불법조업에 대한 법질서 확립차원에서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면서 "우기와 휴일, 밤을 틈탄 폐수 무단방류 등에 대해 강력히 단속·수사 하겠다"고 말했다.

▲광유류 함유 폐수를 무단방류한 단무지 숙성 및 탈염시설 [사진 = 서울시]

▲수질오염물질이 다량 함유된 폐수를 무단방류한 족발가공업체의 핏물제거 작업 [사진 = 서울시]

▲장신구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연마기 [사진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