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디 피해 확산> 경제심장 '직격탄'…최대 피해 400억달러
2012-10-30 17:11
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이규진 기자=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하면서 경제적 피해가 200억달러(약 21조8000억원)에서 최대 400억달러(약 43조60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샌디가 2011년 허리케인 아이린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역대 10위 안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증권거래소가 거래를 중지하고 가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도 혼란상태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NPR방송은 29일(현지시간) 샌디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피해가 4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랜드대학교의 페터 모리시 경제학 교수는 “지난해 아이린의 직접 피해액이 당초 70억달러로 집계됐으나 실제 피해액은 두배 이상인 150억달러의 피해를 입혔다”며 “샌디는 아이린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몇 배나 큰 350억~4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뉴욕 워싱턴DC 보스턴 등 미국의 최대 경제권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피해 정도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 대형 재난 분석업체인 에크캣이 샌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2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샌디의 영향으로 뉴욕증권거래소가 29일부터 이틀 연속 휴업하면서 세계 금융중심인 월가도 마비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증권거래소가 이틀이나 문을 닫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재해로는 지난 1985년 허리케인 글로리아가 상륙할 때 하루 휴업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은 정유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기름값이 크게 올라 경제성장률이 0.1~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인 NYMEX(나이멕스)에서 11월분 가솔린 가격이 전날보다 4%이상 상승해 갤런당 2.8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을 비롯해 미국 북동부 지역에 샌디가 상륙하면서 정제소들이 일제히 가동을 중지하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필립스66은 하루 23만8000배럴을 정제하는 뉴저지의 베이웨이 공장을 중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칼라일 그룹은 하루 33만배럴을 정제하는 펜실베니아의 필라델피아 공장 문을 닫았다.
미국의 보험 비영리기관인 인슈어런스 인포메이션 인스티튜트(III)는 뉴욕주에만 보험가입한 재산(부동산 동산 모두 포함 등) 피해액이 2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했다. 글로벌비즈니스트레벌협회(GBTA)는 지난해 아이린 때문에 항공기 운항, 앰트랙 등 철도, 렌트카 및 호텔업 등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약 7억달러에 이른다고 분석, 이번 샌디의 경우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 업종은 보험이다. 애크캣은 보험 피해 규모만 50억~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스턴·에이지 앤 리치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린으로 보험회사들이 지급한 피해보상액은 총 50억달러 가량이었다.
또한 매년 80억달러에 이르는 핼러윈 관련 매출 타격도 크다. 연말 특수를 노리던 운수업체와 항공사들도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시민들은 할로윈 장식구 대신 손전등, 건전지, 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또한 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서 집계한 결과 이날 총 1만4600편 항공기가 결항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