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점유율 경쟁서 알뜰폰 큰 역할

2012-10-29 18:3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이동통신사의 점유율 경쟁에서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달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 순증 6만2242 중 알뜰폰이 3만3841명으로 54.3%를 차지했고 KT는 지난달 5086명이 순감했지만 알뜰폰 가입자가 3만7206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을 제외하고는 지난달 SK텔레콤 자체 가입자는 2만8401명 순증, KT는 4만2292명 순감, LG유플러스가 2만2600명 순증을 기록했다.

자체 가입자 순증·순감 규모와 비슷하거나 넘어설 정도로 알뜰폰 가입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는 전월대비 14.5%나 늘었다.

KT의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달 전월대비 7.7% 늘었고, LG유플러스는 전달보다 1699명이 늘어나 0.2% 증가했다.

SK텔레콤과 KT의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제휴 알뜰폰 사업자들이 온라인몰과 함께 기본료를 할인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KT가 앞서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9만6848명으로 KT가 51만7690명, SK텔레콤이 26만6976명, LG유플러스가 21만2182명이다.

이달 16일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00만3000명에 달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 상태 속에서 LTE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점유율 구도에 미세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알뜰폰이 이러한 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LTE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먼저 나서면서 KT의 가입자를 빼앗았지만 KT가 제휴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이를 만회하고 있는 양상이다.

번호이동시장에서도 지난달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가 4622명, KT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경우가 3403명, LG유플러스에서 이동한 가입자가 1854명이었다.

통신사들은 알뜰폰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조짐이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형희 SK텔레콤 대외협력 담당 부사장은 “이통사가 당초에는 이동통신재판매(MVNO)를 경쟁자로 봤으나 현재는 시장 포화 상태에서 가입자 순증을 볼 때 절반이 MVNO로 틈새시장을 가져오는 역할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도 마련해 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할인점인 이마트가 KT와, 홈플러스가 SK텔레콤과 협력해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알뜰폰의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자급제 단말의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도 알뜰폰 활성화에는 청신호다.

최근 선불 이동통신 사업자인 프리피아는 8만원대의 피처 자급제 단말을 내놓겠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고 중소기업이 자급제 단말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