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동부인베에 사재 100억 대여…왜?
2012-10-29 16:59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인적분할에 나선 동부인베스트먼트에 개인 돈 1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가 김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차입한 것은 2009년 말 설립 이래 처음이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말 현재 자본잠식에 빠져 있으며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이자비용만 200억원을 넘어섰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 회장에게서 내년 10월 19일까지 1년 만기로 이자율 7%에 100억원을 빌렸다. 차입일은 앞서 19일이다.
김 회장은 2009년 11월 경영난에 빠진 반도체업체 동부하이텍 재무개선을 위해 934억원을 직접 출자해 특수목적회사(SPC) 동부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이 회사는 2011년 8월 김 회장 및 아들 남호씨로부터 모두 322억원 상당 동부화재 주식도 빌렸다. 금융권 차입담보 제공을 위한 것이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이를 통해 동부하이텍에서 가졌던 동부메탈(39.50%), 동부한농(5.55%) 지분을 사주는 식으로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했다.
동부메탈 지분을 40% 가까이 인수한 동부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초 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 전환 요건에 해당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이달 들어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를 인적분할, 이 회사에 동부메탈 지분 8% 이상을 넘겼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2011년 말 현재 자본총계(548억원)가 자본금(934억원)을 40% 이상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시기 8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비해 이자비용은 207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개인 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는 직원이 1명도 없는 페이퍼 컴퍼니"라며 "사실상 총수 일가가 사재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형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