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장 개척시대’ 국내 기업, 활발한 행보

2012-10-28 16:04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국내 기업이 해외농장 투자를 통한 환금성 작물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이상기후와 투기수요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농장 사업의 경제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주요 곡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해, 국내 기업의 해외농장 사업 확대는 식량안보와 물가안정 대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용, 사료용, 바이오연료용 등 다양한 목적의 곡물 수요 증가로,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형태의 해외농장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진출이 활발한 분야는 식용유와 바이오연료 등의 원료로 쓰이는 팜오일이다. 국내 기업의 팜오일 투자는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집중돼 있다. 현지 정부가 바이오에너지 육성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팜오일이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서부지역에 1만6000헥타르의 팜 농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팜오일 생산을 위한 공장건설에 착수해 지난 19일 완공했으며, 연간 약 4만t의 팜오일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향후 증설을 통해 생산력을 8만t까지 늘릴 계획이며, 팜농장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2만4000헥타르의 팜 농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처음부터 생산농장을 인수해 이미 연간 10만t의 팜오일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팜 재배업체인 바이오인티 아그린도의 지분 85%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3만헥타르의 팜 농장에서 재배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기업인 제이씨케미칼은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팜농장 법인 링크드홀딩스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바이오디젤 원료인 팜오일 개발에 직접 뛰어들었다.

다른 작물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의 자원개발 계열사인 현대자원개발은 국제금융공사(IFC)와 손잡고 동유럽과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해외농장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미 러시아 연해주에 2만1000헥타르 규모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10만헥타르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10만헥타르, 아르헨티나에서 10만헥타르 등을 추가로 확보해 총 30만헥타르에 달하는 대규모 해외 식량기지를 구축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

한편, 국제 곡물 확보를 위한 국내 해외농장 개발 및 직수입 사업은 아직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은 “해외농장에 가서 작황상태를 분석할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 자료도 미국 등에서 2차적으로 입수하는 등 전문성이 떨어지는 실태”라며 “곡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해외농장 개발 노력에 더해, 관련 산업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