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계의 ‘미스터 쓴소리’ 양용은
2012-10-19 15:20
한국오픈서 후배 박상현의 규칙위반 지적…몇 년 전 배상문과 언쟁 벌이기도
한국오픈 2라운드 18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하는 양용은.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한국남자골프의 ‘원투 펀치’ 최경주(42· SK텔레콤)와 양용은(40· KB금융그룹)이 ‘이름값’에 버금가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경주는 국내에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를 신설하고 각종 자선활동을 벌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양용은은 국내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후배들의 ‘규칙 위반’을 따끔하게 꼬집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오픈 2라운드가 열린 19일 우정힐스CC 15번홀(파4) 그린. 동반플레이어 박상현이 스트로크를 하기 위해 ‘루틴’을 하던 중 퍼터헤드를 자신의 퍼트라인에 대지 않는가. 골프규칙(16조1항a)상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퍼트라인(볼∼홀에 이르는 선)에 터치해서는 안된다.
양용은은 몇 년 전 신한동해오픈 때에는 배상문과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 대회는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열렸다. 전반 그늘집 다음 홀인 6번홀(파5)은 오른편에 대형 워터해저드가 자리잡고 있다. 배상문의 드라이버샷이 해저드에 들어갔는데 그 궤도가 문제였다. 양용은은 “똑바로 날아가 들어갔다”고 주장했고, 배상문은 “왼쪽으로 날아가다가 페이드성으로 굽어 해저드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전자라면 1벌타 후 해저드 뒤편에 드롭해야 하고, 후자라면 볼이 들어간 지점 옆에 드롭하고 치면 된다. 양용은의 말을 따르면 배상문으로서는 불리한 셈이었다. 배상문은 결국 마커인 양용은의 주장을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일로 두 선수는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용은은 19일 한국오픈 2라운드를 마친 후 박상현의 퍼트라인 터치에 대한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 13번홀(파5)에서 일어난 일이다. 양용은의 볼이 그린앞 워터해저드 지역에 멈췄으나 칠만한 상황이었다. 그는 홀 위치를 보려고 해저드 언덕을 오르다가 그만 웨지로 지면을 짚었다고 한다. 그 사실이 꺼림칙해 내중에 경기위원한테 말을 했고, 스코어카드를 낸 후 경기위원과 함께 그 장소로 가 상황설명을 했다. 경기위원은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해저드 지면을 터치한 행위는 상관없다”고 말해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양용은같은 베테랑도 오해받을 일은 가능하면 피하고, 오해를 받을만한 상황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고 캐묻는다는 얘기다. 양용은처럼 후배나 동료들에게 쓴 소리를 하는 선수가 많아야 한국골프가 한단계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