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우리은행ㆍ한국증권금융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로부터 대출 담보로 잡았던 웅진코웨이 주식에 대해 처분권을 얻었다고 밝힌 가운데 같은 채권자인 하나은행은 관련공시를 내놓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ㆍ증권금융은 2008년 6월부터 전월까지 웅진홀딩스로부터 대출 담보로 각각 받은 웅진코웨이 주식 450만주(발행주식대비 5.83%), 432만주(5.61%)에 대해 웅진홀딩스 측 법정관리에 따른 기한이익상실(채권조기회수)을 이유로 처분권을 획득했다는 지분공시(자본시장법 5%룰)를 내놨다.

반면 하나은행 측은 웅진홀딩스로부터 웅진코웨이 지분을 7% 가까이 대출 담보로 잡은 데 비해 현재까지 관련공시를 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2009년 6월 웅진코웨이 주식 350만주(4.54%)를 담보로 웅진홀딩스에 대출했다. 이뿐 아니라 이 은행 및 9개 투자기관으로 이뤄진 특수목적법인(SPC) 또한 올해 5월 179만주(2.33%)를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

이는 모두 발행주식대비 6.87%에 해당돼 개별 채권자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다. 우리은행이나 증권금융처럼 하나은행도 5% 이상 지분에 대한 처분권을 웅진홀딩스 측 법정관리 개시를 통해 새로 취득했다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분공시를 해야 한다.

채권기관이 웅진코웨이 및 웅진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웅진홀딩스에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대출금은 우리은행이 125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증권금융(1189억원), 우리투자증권(1095억원), 하나은행(600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 대출금은 이 은행 및 SPC가 빌려준 것까지 합칠 경우 더 늘어날 수 있다.

웅진홀딩스는 전월 26일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앞서 11일 이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았다. 웅진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채권단 합의 없이 개별적으로도 법원 승인을 거쳐 지분 매각ㆍ원리금 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별건 대출에 대한 회수가 어려울 때에도 웅진코웨이 주식을 팔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시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단독으로 받은 웅진코웨이 주식 외에 SPC와 함께 잡은 물량에 대해서도 지분공시 의무가 있는지 금감원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웅진홀딩스는 전월 26일 지분공시에서 SPC와 연계된 대출 건에 대해서도 하나은행을 대표 계약자로 기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