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 가산금리 20%↓…보험사 고금리 장사 제동
2012-10-15 15:04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이르면 내달부터 보험계약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약관대출의 가산금리가 20%가량 인하된다.
이른바 고금리 장사로 배를 불려온 보험사들은 수익 감소를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한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모범규준’ 제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가산금리 상한선은 금리연동형 1.5%포인트, 확정금리형 2.0%포인트다.
일반적으로 금리연동형 가산금리 1.5%포인트 보다 1%포인트 높았던 확정금리형 가산금리를 0.5%포인트 낮춘 것이다.
보험사에 적정 이윤과 운영비를 보장하더라도 해당 수준을 넘는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은 폭리라는 것이 보험연구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현재 확정금리형의 가산금리가 금리연동형 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만큼 가산금리가 약 20%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의 약관대출 금액이 1인당 평균 400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혜 계약자는 약 520만명으로 추산된다.
손보협회는 이 같은 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 방안에 동의한 반면, 생보협회는 막바지 의견 조율 작업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약관대출 규모가 크고,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생보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위험 기준 자기자본(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기준 150%에 근접한 보험사들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10% 안팎의 예정이율로 판매됐던 일부 고금리 상품의 계약이 유지되면서 대출금리가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역마진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약관대출 금리까지 내린다면 수익성과 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강행한 점을 들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고금리 경쟁과 고액 배당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자초했다”며 “보험사들의 부담을 대출자들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