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당초 야권 단일화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송호창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두 후보 간 단일화 필요성이나 대통령·총리의 권력 분담 시각차가 뚜렷해 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송 의원은 10일 한 방송에 출연해 “반드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제 하나가 돼야 된다고 하는 것은 절대적인 과제”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기존 안 후보 측근들은 단일화 논의에 대해 여전히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다른 방송에서 “현재 단일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단일화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면서 “무조건 힘을 합친다고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해 대선 완주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이달 하순부터는 본격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사실상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의 대비책이 있느냐' 질문에 “전혀 논의가 되지 않았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결국 민주당은 안 후보 측이 현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를 사실상 꺼리는 것으로 보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단일화 이후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 분담 방식을 놓고도 두 후보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박 본부장은 이날 안 후보측이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담하는 방안 보도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가 부처를 나눠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우리 기존 법에서 보장된 권한의 범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가 내세우는 책임총리론도 대통령의 권한 분산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 안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이에 앞서 거론한 책임총리제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동시에 총리가 일상적인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실질적인 각료제청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