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국내 최대 닭고기 제조업체 하림이 거짓광고 논란에 휘말렸다. 그동안 자사 상표가 부착된 닭고기 제품은 모두 국내산 닭고기라고 광고해왔던 하림이 수입산 닭고기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은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하림이 자사의 상표가 붙은 모든 제품은 국내산이라고 광고했지만, 하림에서 나온 닭 가슴살 통조림의 경우 뒤에 나와있는 성분표시를 봤을 때 하림 측 주장과는 달리 수입산 닭 가슴살의 함유량이 80%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하림에서 생산되는 통조림의 경우 실제 국내산 닭은 20%밖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이날 국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김홍국 하림 회장은 이와 관련해 “하림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98%가 국내산이고, 나머지 2%는 수입산”이라면서 “통조림은 2% 수입산에 속한다”고 밝혔다. 결국 하림의 광고 문구가 진실이 아님을 회장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김영록 의원은 “과연 하림이 국내 최대 닭고기 제조업체로써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하림이 유통·판매하는 통조림에 섞인 수입산 닭이 최근 위장 계열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HK상사에서 수입한 닭이냐고 김홍국 회장에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경쟁사인 동원이 우리제품을 카피해 100% 수입산 닭 가슴살을 유통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수입산 닭을 사용하게 됐다”고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김 의원은 하림이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란 지위를 남용, 계열화 양계농가들을 가축재해보험에 강제 가입시킨 뒤 수익자를 자사로 지정하고 매년 수억원의 보험금을 챙겨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의혹과 관련해 김홍국 하림 회장은 “앙계 농가에 사료와 병아리를 외상판매하기 때문에 보험 수익자를 질권자(하림)로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재해보험의 경우 국가가 50%를 부담하며 하림이 40%, 농가가 나머지 10%를 부담하고 있다.

더욱이 하림의 경우 외상판매하는 병아리에 대해서도 양도담보를 설정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하림이 병아리 양도담보와 보험금 질권 설정을 동시에 하는 것은 이중담보라는 게 양계농가들의 주장이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이홍재 대한양계협회 부회장은 “하림이 수입 닭고기를 판매한다면 그동안 하림에 대해 신뢰가 깊은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수입육에 대해서도 신뢰를 더할 것”이라면서 “하림이 대한민국 최고의 닭 기업으로써 국내 육계사업을 보호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