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중 국재사법재판소(ICJ)에 독도 문제의 단독제소를 추진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가 4일 "독도에는 영토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하며 '불응'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ICJ에 독도 문제를 단독 제소하기로 하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국측이 “독도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영토”라면서 일본의 ICJ 공동제소를 일축하자 다음 수순으로 ‘단독 제소’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일본의 단독 제소에 따른 ICJ 관할권 행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대일(對日) 압박을 강화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국내외 언론 ‘독도 광고’ 게재 비용 등을 반영하는 등 ‘독도 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독도에는 영토문제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독도 문제로 ICJ에 갈 이유도 없고 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일본 주장을 일축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의 계속되는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일본이 부당한 주장을 계속해 양국관계를 훼손할 것이 아니라 부당한 주장을 접고 한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이 ICJ에 단독제소를 추진한다고 통보해온 바는 없지만 ICJ에 단독 제소하더라도 우리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ICJ 강제관할권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ICJ 재판 절차가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계속함으로써 한일관계를 훼손시키고 국민 정서를 해칠 것이 아니라 부당한 주장을 적극 철회해 양국 관계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공동 제소 제안을 한국이 거부하자 단독 제소로 전환, 유엔총회 등을 통해 우리 측에 ICJ의 '강제관할권' 수락을 압박해 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ICJ에 가입하면서 강제관할권에 대해 유보했기 때문에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일본이 단독으로 제소하더라도 독도 문제와 관련된 재판은 성립하지 않는다.

일본이 이 점을 알면서도 단독제소를 강행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로 인식시키려는 선전적 의도라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단독제소안이 ICJ에 제출될 경우 ICJ에 답변서를 보내 불응 이유를 설명하는 방안과 대응하지 않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전망이다.

일본의 ICJ 단독 제소가 시기를 앞당겨 이달중 이뤄진다면 국제사회를 향한 한일간 독도 홍보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가 우리 고유 영토임을 알리기 위한 광고 예산을 편성 하는 등, 내년 정부 주도의 첫 독도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