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롯데그룹이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부지를 통째로 인수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신세계 인천점이 들어서 있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영업 중인 경쟁사의 핵심 점포를 인수하는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상도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남구 종합터미널 일대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금액은 8751억원으로, 인천시와 롯데쇼핑은 오는 12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 말일까지 대금을 납입키로 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은행영업일 10일 이내에 이행보증금 10%를 인천시에 납부할 예정이다.

롯데가 사들인 부동산은 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일대 부지 7만7815㎡와 건물(연면적) 16만1750㎡다. 롯데는 터미널 기능을 유지하는 한편 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쇼핑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대 라이벌인 롯데쇼핑에 임대료를 납부해야만 하는 현상이 연출됐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까지 본 건물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최근 새로 증축한 매장의 경우, 2031년 3월까지 임대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쇼핑이 이곳 신세계 인천점과 500m 떨어진 곳에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이미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매출은 지난해 2450억원으로 신세계 인천점(78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상도의에 어긋난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신세계가 지난 15년 동안 운영해온 인천점은 국내 전체 백화점 개별 점포 가운데 매출 7위, 신세계에서는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이은 3위로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포다.

신세계 관계자는 "임대계약 종료일까지 영업권이 유효하기 때문에 롯데가 인천터미널 부지를 인수해도 기존 신세계백화점 대신 롯데백화점으로 간판을 바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천점은 신세계가 15년간 영업한 곳으로 만약 본계약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측은 "인천시가 재정난 해결을 위해 여러 곳과 협상했고, 그 가운데 복합단지 개발과 관련해 롯데와 가장 조건이 맞았기 때문에 인수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김포공항점·파주 아울렛 등 일부 점포에 한해 추석 다음날 영업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다른 백화점들은 추석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 동안 휴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