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종 통계청장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비 시급..2016년 3704만명 정점으로 감소”

2012-09-27 08:49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약 400만명 감소 예상...13년 만에 울산시인구 4배 줄어드는셈”“<br/>"대내외 불확실성 여전..경기판단 쉽지 않아, 6,7월 경기선행지수 상승은 긍정"<br/>”정부 민간 미래예측 가능하도록 미세통계 지원“<br/>”통계 지표-현실간 괴리 줄이기 위해 노력“<br/>시

‘소수들만이 아는 보물창고’라고도 불리우는 복잡한 통계 자료. 통계자료는 모든 정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축인 만큼 마냥 단순하고 보기 쉽게 쓸 수 없다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하지만 이 보물창고가 필요한 사람에게 보다 쉽게 활용될 수 있다면 그 효용성과 통계의 중요성은 더 부각될 것이다.

이에 호탕한 웃음소리만큼이나 통계가 국민들에게 더 친근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기종 통계청장을 26일 서울 논현동 경인지방통계청에서 만났다.

우 청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생산가능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말부터 꺼내놓았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5년후인 2016년 3704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력 감소와 산업현장의 노쇠화로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해진다.

그는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약 40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울산의 인구가 110만명 정도인데 13년 만에 울산인구 4배 정도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한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장으로서 향후 경기를 어떻게 보는 지 질문하자 “향후 경기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향후 경기는 경기선행지수를 통해 예상하는데 올들어 상승하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5월 하락했다가 6월 이후 다시 상승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경기판단이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유로존 위기 지속과 심리 위축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통계청 이미지가 밝아졌다”. 지난해 7월 통계청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난 우청장이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이 듣는 말이다.

그는 “통계청이 밝아진 만큼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통계자료가 국민들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 청장은 '아무리 뛰어난 머리도 부지런한 발을 못따라간다'는 말처럼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틈나는 대로 조사 현장을 찾는다.

이유를 묻자 "통계란 사회현상을 숫자로 나타내는 것인 만큼 통계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를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음은 우기종 통계청 일문일답 요지.

-원론적이지만 통계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통계 속에는 사회 현상이 들어있다. 통계를 보면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되었는지 또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이 가능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통계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지식 내비게이터이다. 개인이 창업 할 때 우리 지역에 같은 업종이 몇 개나 있는지, 얼마나 버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기업도 새로운 제품을 론칭 할 때 사회의 트렌드를 알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1인 가구가 늘면서 1인 가구를 위한 제품들은 이제 상식이다.
정부도 국가 정책을 할 때 인구 통계 등을 바탕으로 향후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 수립해야 한다. 통계청에서는 ‘내비게이터’ 기능을 정부 정책과 연계하는 작업 추진하고 있다. 정부기관 간 현안 통계를 발굴해 국정운영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통계청에서 현재 생산하는 통계가 몇 가지나 되나.
▲정부의 승인을 받아 작성되고 있는 통계는 872종이다. 통계청, 56종을 생산한다. 통계청은 국가 경영에 기본이 되는 통계나, 통계 작성에 많은 기술과 인력, 재원이 필요한 다른 기관에서는 작성하기 힘든 통계들을 주로 생산한다.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 실시한다. 인구는 모든 국가 정책의 가장 기본으로 향후 50년까지의 인구를 측정·발표함으로써 국가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무나 배추 값 등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자물가동향, 우리 사회의 취업자 수나 실업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는 고용동향 경기 상황을 숫자로 보여주는 산업활동 등은 매월 발표한다.
-한국의 국가통계 수준을 계량화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최근 모건스탠리투자운영 신흥시장 총괄대표인 샤르마는 “통계수치가 빠르고 정확해 글로벌 경기를 파악할 때 한국 통계수치를 많이 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통계수준은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WB)에서 2002년까지 개도국 중 가장 높이 평가하다가 2003년부터 개도국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제통계는 선진국 정도의 높은 수준을 인정(IMF)하는 것이다. 몽골, 카자흐스탄 등이 한국통계청에 기술지원을 요청하는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통계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은.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가속화되면서 정확한 예측과 대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계청에서는 거시·미시 2가지 측면에서 접근한다. 거시구조적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인구와 가구의 변화 등에 대한 전망을 통해 사회경제적 여건을 예측한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4번에 걸쳐 전국과 시·도 단위로 장래 인구추계와 가구추계를 공표한다.
미시적 측면에서 ‘인구동향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사회조사’ 등을 통해 여성, 고령자, 영유아 등 인구집단별 특성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생산한다.
특히 올해 처음 실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을 통해 여성가구, 노인가구, 한부모가구 등 가구특성별 재무건전성과 주거, 건강 등 생활수준 전반에 대한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요 통계조사가 한국은행과 통계청으로 분산돼 있다.
▲우리나라는 381개 통계작성기관이 872종(2012. 9.1 현재)을 생산하고 있는 분산형 통계제도다. 통계청은 중앙통계작성기관으로 국가 중요통계를 작성한다. 한국은행도 통계작성기관의 하나로 국민계정 등 15종의 통계를 생산하고 있는 기관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20-50클럽에 진입했는데 이후의 과제는.
▲앞으로 5년 후면 시작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0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약 400만명의 감소가 예상된다. 현재 울산의 인구가 110만명 정도인데 13년 만에 울산인구 4배 정도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은 감소하고 기대수명은 증가하면서 생산가능인구 문제는 공통적으로 경험해왔다. 향후 30년간 대부분 선진국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다. 2010년에 비해 일본 75.5%, 독일 78.4%, 한국 80.2% 수준이다. 신흥경제성장국(BRICs)중 인도와 브라질은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실시해온 한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통계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인적, 물적 통계인프라가 취약하다. 인적자원의 전문성을 제외하더라도 중앙부처의 경우 평균 통계 관리인력은 1.9명(통계청과 고용부 제외)에 불과하다. 물적인 측면에서도 마이크로데이터 보관이 미흡하고, 통계작성시스템도 보유한 기관이 적다. 인적자원에 대해서는 각종 컨설팅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물적자원 정비를 위해서는 나라통계, 마이크로데이터 통합 등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이 통계의 품질을 높이고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우리나라는 분산형 통계국가로 375개 통계작성기관에서 800여 종의 통계를 작성한다. 중앙통계기관인 통계청은 국가정책의 토대가 되는 승인통계 전반에 대한 품질관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 통계청은 국가통계 품질관리제도를 운영한다. 국가통계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밀 진단하는 정기통계품질 진단을 시행한다. 통계의 정확성, 시의성, 비교성, 일관성 등 다각적인 차원에서 진단하고, 궁극적으로 통계이용자가 얼마나 이용하기 적합하게 통계가 작성 및 서비스되는지 평가한다. 통계의 품질을 수시로 모니터링해 문제점이나 개선요인이 있는 통계에 대해 수시통계품질진단을 한다. 품질진단 결과 발굴된 개선과제를 해당기관에 통보해 자체적으로 개선토록 요구하고, 개선 진행상황을 관리한다. 전문성, 인력 등의 한계로 자체개선이 곤란한 통계에 대해 통계청에서 직접 컨설팅해주는 품질개선 컨설팅제도 운영한다.
-통계청장으로서 향후 경기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최근 실물지표를 보면, 수출과 내수가 둔화돼 생산활동이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향후 경기는 경기선행지수를 통해 예상한다. 올해 들어 상승하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 5월 하락했다가 6월 이후 다시 상승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경기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지난 6, 7월 연속 상승해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는데, 유로존 위기 지속과 심리 위축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므로 향후 경기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부터 다문화가정까지 현장을 자주 찾으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아무리 뛰어난 머리도 부지런한 발을 못 따라간다. 통계란 사회현상을 숫자로 나타내는 것인데 통계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 마다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현장에 가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을 때가 많은데 조사원과 조사 대상처 등을 만나면서 통계조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국가통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가통계발전 기본계획이 국가통계인프라 확충, 국가통계의 체계적 개발 등 국가통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계가 통계수요자에게 필요한 정보의 제공을 위해 통계산업화에 원년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 통계가 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정의 Dash-Board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정책지표 체계를 구축해 정책에 필요한 통계를 개발하고 정책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적 관심계층인 청소년, 여성, 고령자 등을 제공하고 경제이슈에 대한 통계를 신속히 분석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스마트한 통계생산의 원년을 만들어야 한다. 행정자료를 활용한 귀농인통계 등 4종의 통계를 개발하고 7종의 통계 일부 조사항목 대체할 계획이다. 인공위성을 활용한 경지면적조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밖에 국민과 언론 등과의 의사소통 강화에 더욱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

대담=이상준 경제부국장
정리=서영백 유지승 기자
사진=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