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경찰, 태풍 뚫고 자살의심자 극적 구조

2012-09-18 17:03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경찰이 태풍 속에서 가정불화로 자살을 하려던 50대 남성을 극적으로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8일 경기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소흘파출소 소속 이상연 경위와 김진규 순경은 18일 오전 3시께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의 한 공원묘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김모(52)씨를 구조해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김씨는 이날 오전 1시20분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어머니 무덤에서 자살을 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연락을 끊겼다.

자살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가족들은 곧바로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했고, 신고를 접수한 이 경위와 김 순경은 김씨의 행방에 찾기 위해 즉각 수색에 나섰다.

이날은 제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강타, 강한 바람과 비가 내리고 있어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 경위와 김 순경은 ‘꼭 자살의심자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구두와 제복이 비에 젖는 것도 잊은 채 수색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공원묘지 내 6000여기의 묘지를 일일이 수색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태풍으로 생긴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어 어둠 속에서 수색작업은 더더욱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이 경위와 김 순경은 수색작업을 늦추기 않았고,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묘지 옆에서 의식을 읽고 쓰러져 있던 김씨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김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발견하지 못했다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 경위와 김 순경은 김씨를 무사히 귀가시키고 이날의 자살의심자 신고 사건을 마무리졌다.

김 순경은 “비가 오고 바람도 거세 저체온 현상으로 인해 혹여나 ‘어떻게 되지 않을까’하며 정신없이 뛰어다닌 기억밖에 없다”며 “나 아닌 다른 경찰관이라도 이 상황에서는 나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