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작은 영화 만들어질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2012-09-13 19:28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김기덕 감독이 "영화투자환경이 조성돼야 제2, 제3의 김기덕 감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치로 김기덕 감독이 제6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사실을 축하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 자리를 빌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기덕 감독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해외에서 한국영화의 평이 좋았다며 "해외에 나가면 영화제 관계자들이 한국영화를 선택하려고해도 괜찮은 영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면서 "이창동,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밖에 없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영화계가 다양한 영화를 제작하지 않고 자본이 오락영화에만 집중됐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김기덕 감독은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투자, 지원이 오락영화쪽으로 흘러가니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색깔을 펼칠 기회가 없다. 그런 현상이 한국영화계의 다양성은 해친 원인이다"고 말했다.
현재 거대자본의 멀티플렉스가 독점하고 있는 영화배급시스템에 대해서도 김기덕 감독은 비판했다. 김 감독은 "파리의 멀티플렉스는 13관에 각기 다른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개봉 기회도 얻지 못하고 다운로드 시장으로 넘어가는 현실과 비교된다. 흥행영화가 두세관씩 차지하고 있으면 동료 영화인의 퀴터를 뺏는 것이다. 균형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축하연에 참석한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한국영화의 내적인 발전을 위해서 안정적인 발전 토대가 갖춰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예술영화 전문 펀드를 현재 170억원에서 3년내 3배 규모로 늘리고 영화 기획 초기 단계에서 지원하는 펀드를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