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죽음 몰고간 영화 제작 의혹 눈덩이…제작자 잠적

2012-09-13 15:14

아주경제 정호남 기자= 9·11테러 11주년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피습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 (innocence of Muslims)'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계 미국인 '샘 바실'의 신상이 불확실하고 영화의 완성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문제를 제기했다.

애초 이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바실이 5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를 자칭한 인물이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교인 작가이며 현재는 잠적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중 그는 자신을 56세라고 소개했지만 영화 예고편을 업로드한 유투브계정에는 그가 74세로 나온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그의 인물 존재 여부를 부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를 자문했다고 밝힌 반(反)이슬람 활동가인 스티브 클레인은 제작자 바실은 가명이며, 유대인이나 이스라엘인이 아니라고 밝혀 영화에 대한 의혹은 계속됐다. 이 영화에 관여했던 사람들 일부도 영화의 이슬람 모욕 의도와 자신들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유투브를 통해 알려진 13분 가량의 영화 예고편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여자만 밝히는 아동학대자나 잔혹한 살인자 등으로 묘사해 이슬람세력의 분노를 일으켰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당장 문제의 영화홍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워 파문을 일으킨 테리 존스 목사가 문제의 영화 압축본을 상영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존스 목사는 영화 상영 중단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폭력 사태와 외교관이 숨진 것은 영화나 우리 때문이 아니다"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