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울고, 설탕 웃었다"
2012-09-03 16:57
아주경제 전운 기자 = 불황이 깊어지면서 식품업체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설탕과 참치 업종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려 대조를 이루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한제당 등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동원FB, 사조해표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CJ제일제당과 대한제당은 올 상반기에 각각 45.97%, 98.34%로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한제당의 경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69.9%로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호전은 지난해 극심한 실적 악화에 따른 상대적인 신장세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원당 가격이 30년만에 최고 상승치를 기록(1파운드 36센트 까지 상승)했지만 설탕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제당업체들의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바 있다. 이로 인해 제당 업체들의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대적으로 큰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동원F&B, 사조해표 등 참치캔 업종은 각각 -84.93%, -85.43%로 극심한 경영 악화를 보였다. 국제 원다랑어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 구조가 불안정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참치 외에도 올 상반기 식품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개별실적 자료'에 따르면 35개 식음료업체의 총 매출(13조 2371억원)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95%, 9.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순이익은 46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05% 감소했다.
업체별 매출 순위는 CJ제일제당이 2조301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롯데칠성음료(1조18억)·농심(9652억)·오뚜기(8201억)·대상(7639억)·롯데제과(7569억)·대한제당(6574억)·남양유업(6524억)·동원F&B(5836억)·롯데삼강(4791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업체 가운데 마니커와 농심은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보해양조 역시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물가정책에 동참하면서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이익이 급감했다"며 "하반기에는 가격 현실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립식품으로 전년동기 대비 64.04% 신장했다. 삼립식품이 샤니 영업권을 인수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