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차별화된 MD 전략으로 1% 지갑 열어라
2012-08-28 17:20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 백화점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가을·겨울 시즌 MD(상품기획)를 개편한다.
특히 가을 MD 개편의 핵심은 차별화다. 각 업체들은 차별화된 상품과 전략을 통해 불황으로 꽁꽁 얼어붙은 고객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라인을 강화, 백화점 주요 고객인 상위 1%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올 가을 MD 개편의 콘셉트는 '고급화'다. 신세계는 명품 브랜드 라인을 강화해 '지역 1번지 백화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기존 명품 브랜드들을 비롯해 최고급 하이엔드 브랜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갖춰 국내 최고 수준의 명품 존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강남점은 올 가을 리뉴얼을 통해 기존 구찌 1층 매장을 2배가량 넓혀 의류 라인을 새롭게 들여올 예정이다. 페라가모 역시 핸드백과 슈즈 라인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버버리 매장도 면적을 2배 확대하고 그동안 10% 미만이었던 최고급 라인 '프로섬' 라인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2층으로 자리를 옮기는 펜디도 모피와 의류 라인을 확대, 별도 존을 구성하게 된다.
신세계 경기점은 상품 고급화를 통해 패션 백화점 이미지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젊은 고객들이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입점시켰다.
더불어 다양성·전문성 확보를 위해 매장 면적을 확대하고, 고객쇼핑 환경을 개선했다. 기존 식품 매장과 생활 매장이 지하 1층에 함께 위치했던 것을 지하 1층에는 식품과 푸드코트를 확대해 식품 전문관으로 편성했다. 지하 2층 신규 공간에는 3306㎡ 규모로 생활 매장을 독립 구성했다.
또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차빌딩을 증축, 기존 2000대 수준의 주차 규모를 확대해 600대 공간을 더 확보했다. 더불어 VIP 라운지도 리뉴얼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웃도어 상품군을 육성하는 한편, 젊은 백화점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신촌점과 목동점에 '아우트로 캐주얼 존'을 구축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시티캐주얼을 내세운 '노티카아웃도어'와 '더도어', 캠핑브랜드 '오프로드', 유럽 리조트룩을 표방한 '피크퍼포먼스'와 '피엘라벤' 등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가격도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 대비 70~80% 수준으로 합리적이다. 이번 아우트로 캐주얼 존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웃도어 상품군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또 젊은 백화점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20대 고객을 잡기 위해 국내 SPA 브랜드, 모자·백팩을 모아둔 편집매장을 선보인다. 국내 SPA 브랜드인 스마일마켓과 에잇세컨즈를 각각 신촌점과 울산점에서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또 백팩과 모자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아이템만으로 구성된 편집매장을 선보였다. 백팩 멀티숍 '쿤뎁샵'과 모자 편집숍 '햇츠온'도 신촌점과 천호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영골프 브랜드 '파리게이츠'를 무역센터점, 신촌점, 중동점에서 오픈할 예정이다.
동시에 현대백화점은 명품 수입 시계군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촌점에서는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을 신규 오픈하고 압구정본점에서는 기존 편집숍에 입점돼 있던 바쉐론콘스탄틴을 단독 매장으로 확장한다.
갤러리아 명품관의 가을 MD 개편은 '프리미엄 명품 리테일러 N0.1 위상 강화'로 요약된다.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명품은 가장 먼저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과거 샤넬 부티끄·루이비통·까르띠에 등도 갤러리아 명품관을 통해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이번 가을 시즌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명품관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온리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달에 아닉구딸, 르라보를 순차적으로 단독 런칭해 코스메틱 명품 라인을 강화했다.
프랑스 최고급 향수인 아닉구딸은 향기를 음악적인 화음으로 표현한다는 명성으로 유명하다. 핸드 메이드 콘셉트 향수 브랜드로 입소문 난 르라보는 개인 맞춤형 라벨링을 통해 오직 나만을 위한 향수를 갖길 원하는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외 기존 코스메틱 브랜드들도 새단장에 돌입, 국내에서 가장 최신의 디스플레이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명품관은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신제품 화장품 라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30대 여성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성라인도 새롭게 선보인다. 멀티숍에서 인큐베이팅된 브랜드를 정규 매장으로 승격시키는 동시에 팝업매장을 통해 차별화된 아이템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KBS 드라마 '넝쿨째 둘러온 당신'에서 김남주 백으로 유명한 '헨리베글린'을 정규 매장으로 승격시켰다. 더불어 영국의 클래식한 전통과 뉴욕의 현대적인 스타일이 조화된 '랙앤본'도 단독매장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남성라인도 완성했다. 하이엔드 테일러링 'MTM((Made to Measure)'으로 유명한 나폴리탄 클래식 수트 브랜드 '이사이아'가 내달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이아 입점으로 갤러리아 명품관은 스테파노리치, 브리오니, 체사레 아톨리니, 키톤 등과 함께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복 5대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이외에 스포츠 라인과 캐주얼 컬렉션인 '보그너 스포츠', 50년 구스다운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워진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캐나다 구스', 레이 카와쿠보와 준야 와타나베가 이끄는 캐주얼 라인 '꼼데가르송 플레이' 팝업스토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백화점 업체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각 업체별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결국 백화점은 고급화와 신규 브랜드 확장 등의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