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생보, 손보, 캐피탈 10월께 증자"

2012-08-30 08:57
5대 금융지주사 입지 구축 위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에 대해 증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 회장의 이같은 방침은 농협금융지주를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5대 금융지주사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선 비은행부문의 발전이 필수라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사진제공 = 농협금융지주
신 회장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지주사의 회장으로 취임한 후 그동안 느꼈던 소감과 향후 경영전략 등을 밝히며, 비은행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총자산 규모로 보면 농협금융은 5위이고, 은행이나 보험 쪽은 어느 정도 4~6위 수준에 있는데 다른 계열사들이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라며 "메이저 금융지주로 발돋움해 나가려면 비은행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을 중심으로 카드, 생명보험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특히 비은행 제2금융권에 속해 있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여러 가지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10월께 비은행 계열사 중 일부에 대해선 증자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자 대상은 NH농협생명, NH농협손보, NH농협캐피탈 세 회사가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경쟁사와 비교해 평균 정도의 자기자본비율 정도는 가져야 유효경쟁을 할 수 있으므로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에 대해 10월 중 증자를 하려고 한다"며 "그 후 은행, 증권 등의 증자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인수합병(M&A)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신 회장은 "손해보험 부문 등을 M&A로 강화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는데 대내외여건, 자본능력, 시장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신용과 경제를 분리한 초기 단계이므로 내실을 다지는 게 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섣불리 M&A 시장에 뛰어든다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고 현재로선 M&A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여건이 형성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M&A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순이익 1조원 달성 목표와 관련해 신 회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1조원 달성이 쉽진 않겠지만 목표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는 것보다는 경영의지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금융이 1조원을 달성하면 다른 금융지주사가 1조7000억~1조8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는 것과 같다"며 "농협중앙회에 지불하는 브랜드 사용료 약 4500억원 등 특수요인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강타한 시점이었던 만큼 신 회장은 큰 피해를 입을 농업인들에게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은 태풍으로 피해가 발생한 농가에 여신지원, 상환연기, 이자감면 등을 검토 중에 있다"며 "재해지역에 대한 각종 수수료 경감 및 농작물재해보험금 신속지급 등 신속한 피해복구가 이뤄지도록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