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허리케인이 말썽" 휘발유가격 급등

2012-08-28 15:11
도매 휘발유가격 4% 급등 갤런당 3.20달러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가뭄에 이어 이번엔 허리케인이 말썽이다. 열대성 폭풍인 아이작이 상륙하며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의 상승으로 버락 오바마 재선구도에 다시 경고등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도매 휘발유 가격이 4.1% 올라 갤런당 3.20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자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일리노이 주의 경우 갤런당 4달러40센트에 달했다. 지난 4월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이작은 미국 멕시코만을 가로질러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상륙할 예정이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아이작이 멕시코만 동족에서 시속 14마일(22.5km)의 속도로 강풍(시속 65마일)을 일으키며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등 멕시코만 연안지역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허리케인 구스타브 이카 이후 가장 큰 태풍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만에 위치한 원유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미국의 정제시설 가운데 40%가 멕시코만에 위치해 있다. 미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이날 멕시코만 연안 원유 생사 플랫폼 597곳 가운데 346곳에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BSEE는 원유생산 시설의 78%, 천연가스 생산시설의 48%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FT는 BP·세브론·로얄더치셀 등 정제사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업의 원유 산출량은 하루 33만 4800배럴가량 소요된다. 이미 마코노코필립스사는 벨 샤세(Bell Chasse)와 게리빌(Garyville)에 있는 정제시설을 폐쇄한 상태다.

게다가 잇따른 원유공장 화재가 발생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부추겼다. 거센 불길로 정유시설을 가동하지 못한데다 시설 복구로 인해 재가동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캘리포니아 주 샌프랜시스코 부근의 셰브론 정유공장에서 화재가 났다. 또한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베네수엘라의 아무아이 정유소에서도 지난 26일 큰 불이 나면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이 정유소는 하루 95만배럴의 원유와 20만배럴의 휘발유를 정제했었다.

리포원유협회의 앤디 리포 대표는 “태풍으로 인한 멕시코만 원유공장의 차질은 원유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원유의 수요가 감소해도 정제된 제품의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을 앞둔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롬니는 휘발유가격이 오를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진영은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된데다 휘발유 가격이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JP모건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를 풀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