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기계정 주식투자 줄손실… '중 제머리 못 깎네'

2012-08-07 17:16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증권사도 자기계정으로 직접 주식에 투자했다가 지속되는 증시침체에 줄줄이 평가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ㆍ신한금융투자 4곳이 5%룰 공시 기준으로 자기계정을 통해 상장업체 주식 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산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했다가 주식 취득가나 행사가 대비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에 비해 주식 전환권이 있는 사채 투자시에는 권리 행사 포기를 통해 손실을 회피할 수 있으나 주가 하락 지속시 애초 기대 수익률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5월 디오텍 신주를 유ㆍ무상증자를 통해 취득했다.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신주는 모두 190만8878주다. 주당 취득가는 6950원인 데 비해 디오텍 주가는 전일 4130원을 기록, 평가손실이 14억4000만원에 달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서 1월 자기계정을 통해 삼기오토모티브 주식 19만3536주를 장내매수했다가 3월 5만1034주를 매도한 뒤 현재 14만2502주를 보유하고 있다. 매수 당시 5710원이었던 주가는 전일 4475원으로 떨어져 평가손실이 2억원에 가깝다.

현대증권은 앞서 4월 케이피엠테크 전환사채 80만주를 주당 2500원에 사들였다. 이에 비해 전일 케이피엠테크 주가는 1990원을 기록했다. 1월 인수한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신주인수권부사채도 마찬가지다. 모두 358만주에 취득단가는 2790원인 데 비해 전일 주가는 1970원까지 떨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전월 뉴로스 신주인수권부사채 30만6396주를 주당 7833원에 인수했지만 현재가는 취득단가보다 1000원 가량 떨어져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미래 행사 시점 가격이 중요하다”며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행사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손실과 이익 여부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도 “시황 호전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전환 또는 인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그렇지 못 하더라도 권리를 포기한 채 사채부분 원금 및 이자 회수를 통해 엑시트(exit)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