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서울시가 재건축 추진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선(先) 이주'에 대한 행정지도 등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조합원 개인 분담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무리하게 이주를 강행하는 행위에 대해 행정지도 등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2일 밝혔다.

'선 이주'는 특정 조합의 조합원들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기 전에 이주비를 받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원 분담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주하는 경우로, 향후 조합원 재산권의 행사에 다소 불리한 지위에 놓일 수 있다. 통상 재건축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으로 재산권이 확정된 이후 이주해야 재산권을 보호받기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은 구역 지정, 조합설립 인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공사 선정, 이주, 착공, 완공 순으로 진행된다.

시가 '선 이주'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정한 것은 2008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4년이 지났는데도 관리처분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강남권 일부 조합원들이 최근 선 이주를 한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시는 25개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선이주로 주민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게 하고 재건축 조합이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도록 관내 재건축 사업장에 대한 홍보와 관리·감독 등 행정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류훈 서울시 주택공급정책관은 "경기 침체 속에 사업을 추진하려는 조합과 조합원의 어려움이 많겠지만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경기 불황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선이주 등의 행태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해 주민 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