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업계, 불황 돌파구는 '해외'

2012-07-30 17:00
대중·실용음악 강세에 따른 전자악기로 승부수<br/>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고급화 전략 추진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악기업계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나섰다.

기복이 심한 내수 시장 대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악기 시장 규모는 2억7300만 달러(2010년 기준)로 향후 10년 동안 3~4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GDP 증가로 인한 구매여력 상승·오디션 프로그램 대중화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녹록치 않은 상태다. 출산률 감소에 따른 기대 수요 저하·불황으로 인한 피아노 수요 급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악기는 기호 변화에 민감하고 소득수준에 따라 수요 탄력성이 크다. 제품 수명이 길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보급률에 도달하면 수요가 크게 둔화된다.

실제 악기업계의 척도였던 피아노 생산은 2007년 1만 344대였지만 지난 2010년에는 2495대로 급감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업체들은 매출과 생산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자 악기업체들은 해외 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창뮤직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필두로 성장 폭이 큰 중국, 지속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한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특히 성숙기로 접어든 중국에서는 전자악기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영창뮤직은 지난 5월 중국 북경서 열린 '제 21회 중국 국제 음향·악기 기술박람회'에 참가, 전자악기 브래드 커즈와일의 신제품을 단독 전시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내 전자악기 전문 조직인 '커즈와일 차이나'를 통해 유통망을 확대, 신디사이저 매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피아노를 앞세워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부유층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삼익악기 역시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익악기는 중국의 피아노 보급률이 매년 2배 이상 커지는 점에 주목, 지난해 중국에서만 150억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00억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 2008년 인수한 독일 브랜드 '자일러(Seiller)'에 이어 세계 그랜드 피아노의 98%를 차지하는 '스타인웨이(Steinway)' 경영권까지 확보하면서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랐다. 삼익악기는 현재 유럽의 기타 전문 제조업체와도 인수를 위한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악기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부진한 매출을 만회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이 당장 회복기미가 없는 만큼 이러한 마케팅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