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미디어 '디지털 사이니지' 성장가도

2012-07-29 18:45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한 여성승객이 전철을 기다리면서 디지털 스크린 도어를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모습을 화면에 띄워 다양한 옷들을 입어보며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안.

몇몇 일본인 관광객들이 디지털뷰로 명동지역 음식점 정보를 알아보고 있다.

이들은 음식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장의 정보를 터치스크린으로 확인한 뒤 명동 관광에 나섰다.

디지털뷰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중소기업 핑거터치와 손잡고 선보인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이다.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가 제4의 미디어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한국디지털사이니지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2900억원 규모인 국내 디지털 사아니지 시장은 IT업체들의 잇단 진출로 오는 2015년 1조1000억원을 바라볼 만큼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실내외 다양한 공간인 학교, 지하철, 공항, 관광지, 백화점 등에서 다수의 디스플레이 장치, 네트워크, 양방향 기술 등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뷰나 은행 등에서 각종 영상을 보여주는 대형 단말기 등이 모두 디지털 사이니지다.

업계에서는 TV·인터넷·휴대폰에 이은 '제4의 미디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갖는 양방향성과 같은 특징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3조7000억원 규모인 해외 시장에 비해 걸음마 단계지만 삼성SDS, KT, 동부CNI 등 대형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성장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삼성SDS는 콘텐츠를 강화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지하철 역사에 구축한 '디지털 스크린도어'는 사용자가 화면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다양한 옷을 착용해본 뒤 마음에 드는 것을 본인의 이메일로 전송받을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디지털 스크린도어는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모델로 서울대입구, 혜화, 신촌역 등 총 3개 역사에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연내 10개 역사에 수십대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스페이스 컨버전스(DSC) 사업으로 진행하는 대학교 학술정보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의 문화센터 등에 적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T도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NHN과 협력해 콘텐츠에 중점을 두면서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KT는 서울 송파대로와 신촌역 대로변, 서울역 일대 버스정류장에 30여개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운영 중이다.

또한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6·7·8호선에 1만2000대, 신분당선에 약 870대 등 대중교통 곳곳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4만2000여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LG유플러스, CJ파워캐스트 등 대형업체뿐만 아니라 중소업체인 빅아이, 새로닉스 등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가 디지털 사이니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CNI는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 전문기업인 비비엠씨와 관련 솔루션인 사인캐스트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업계는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가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공익정보 전달 등 공공시장에서의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남영진 한국디지털사이니지협회 기획총무이사는 "대기업 및 다수의 중소기업이 상호보완하며 시장을 공략해나가는 생태계로 구축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이 성장세에 접어든 만큼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과 해외 진출도 점차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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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이니지란]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각종 정보, 광고, 콘텐츠를 액정 모니터, 모바일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기를 통해서 전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 전달 방식을 말한다.

현재 강남역 인근에 설치돼 날씨나 맛집 정보 등을 알려주는 미디어폴, 카페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주는 호출기에 달린 영상스크린, 버스 정류장에 구축된 운행정보 단말기, 은행 영업점에서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광고기기 등이 모두 디지털 사이니지다.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운행정보를 알려주는 단순전달 방식의 1세대를 거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통해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뷰 등의 2세대 방식으로 성장세를 맞았다.

현재는 3세대가 시작 단계에 접어 들었으며 삼성SDS가 구축한 디지털 스크린도어처럼 패션·문화 등 타 산업과 융합돼 고객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