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유로존 경제에 'ECB 역할 증대론' 부상
2012-07-26 10:22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디디에르 레인데르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ECB가 유로존 국가의 자금을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간 재무 장관을 맡다가 지난해 외무장관으로 옮긴 레인데르스는 ECB가 서둘러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인데르스는 “ECB가 1%의 금리로 은행을 지원하는데 정부에 대한 지원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며 “ECB가 재정위기국의 채무를 지원해줘야 마땅히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레인데르스의 발언은 유로존 지도자들이 유로존의 깊은 채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필요한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ECB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독일이 ECB의 재정 개입에 강력하게 반대해 그동안 역할이 제한됐었다.
그러나 최근 ECB에서 역할 증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드바르트 노워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장은 5000억유로의 새 방화벽인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해 ECB에서 저렴한 이자로 직접 차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독일과 ECB 모두 강하게 반대했었으나 최근 ECB에서 이같은 의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노워트니의 발언은 스페인 위기로 유로존 불확실성이 짙어진 시장의 분위기를 호의적으로 바꿨다고 FT는 전했다. 레인데르스는 ECB가 유로존 정부에 저금리 대출에 대해 강력한 조건을 부여한다면 독일도 계속 반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